사퇴후에도 '조적조'? 조국, 2015년 "이런 사람 발탁한 대통령 사과해야"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충격과 당혹 가운데 뒷수습에 나섰고, 야당은 “사필귀정”, “만시지탄”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까지 촉구하고 나섰다.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조 장관의 자진사퇴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사필귀정”이라며 “그러나 조국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우습게 여겼던 이 정권은 사과해야 한다”며 “조국 사태 이후 흐트러진 민생경제와 외교안보를 바로잡는 산적한 과제들에 대해 이제 국회는 국회에서 국회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사필귀정이다. 정의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답이 왔다”고 평가했으며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정의와 공정을 갈구하는 국민들의 승리”라며 뒤늦은 만사지탄이지만 환영의 뜻을 밝혔다. 조국의 뒤늦은 사퇴와 관련해선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는 것 막으려고 그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처음부터 이 문제는 조국 개인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문제였다"면서 "문 대통령은 조국 임명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아예 귀를 막고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지독한 오기와 오만이 나라를 두동강으로 분열시키고 국민과 청년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청했다.

이날 오전 한국당과 지지율 격차가 불과 0.9%P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애써 담담했던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여당 의원들은 조 장관 사퇴에 앞선 대통령 지지율과 민주당의 지지율 추이를 놓고 민심을 어떻게 추스릴지 고민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조 장관을 지지했던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조국 장관은 역대 어떤 정권도 이룩하지 못한 검찰개혁을 성공시켰지만, 국민은 그의 해명에도 용납하지 않았다”며 “조 장관의 사명감과 사퇴결정을 존중하고, 저도 정중한 사과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흠집내기, 정경심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긴 조서 열람, 대통령의 무리한 인사에 대한 사과 요구 등을 모두 거론한 조 장관의 과거 트윗이 재조명됐다.

'조국의 적은 과거의 조국'이라는 말이 세간에 회자될 정도로 조 장관은 과거 정권에 대한 비판을 끊임없이 SNS로 올리며 정치권 내 파수꾼 역할을 자처해 왔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타인에게 엄격했던 모든 말이 그의 일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