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위험' 인버스 ETF에 베팅하는 개미들

증시 박스권 등락 거듭하자
2100 근처까지 오르면 매수
떨어지면 매도 전략 구사
Getty Images Bank
개인투자자들이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반기 들어 증시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자 지수가 상승세를 타면 인버스 ETF 투자를 늘리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7125원까지 떨어졌던 ‘KODEX200선물인버스×2’ ETF는 이달 들어 7420원(11일 종가 기준)으로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2101.04포인트(9월 24일 종가)까지 올랐다가 2044.61(11일 종가)로 하락한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KODEX200선물인버스×2는 코스피200지수 하락률의 약 두 배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지난 8월 말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이자 이 상품을 대거 사들였다. 최근 한 달(9월 12일~10월 11일)간 개인은 KODEX200선물인버스×2를 6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5위 규모다.

올 하반기 들어 코스피지수가 1900~2100의 박스권에서 움직이자 개인들은 주가지수가 2100 근처까지 상승하면 인버스 ETF를 사들이고, 떨어지면 인버스 ETF를 매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 기업들의 성장 둔화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이 같은 인버스 ETF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부분적인 합의에 이르면서 한국 증시의 박스권 돌파 가능성도 제기돼 적극적인 투자엔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 4분기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등락 범위)는 미·중 무역분쟁 발생 전 수준인 2300선으로 박스권이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전문가들은 투자 위험이 큰 인버스·레버리지ETF보다는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외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 섣불리 증시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