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직업 선택, 7세 이전 결정…일의 세계 접촉기회 넓혀야"

"어린이들, 가족 영향 등으로 익숙한 직업만을 미래 직업으로 한정"

만 7세까지 어린이들은 직업과 관련해 자신의 포부를 한계 짓기 때문에 이들이 더 많은 직업 세계를 접촉하고 시야가 늘 열려 있게 해야 한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적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 기술 국장은 사회적 배경과 성별·인종에 관한 틀에 박힌 편견 때문에 어린이들의 재능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어린이들의 직업관을 넓히는 활동을 하는 '교육과 고용주'(Education and Employers)라는 직업 교육 단체의 프로젝트를 함께 해왔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들은 초등학생 때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가정하기 시작하고, 직업 선택에 대한 이런 태도는 7세 때와 17세 사이에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보고서는 계층 이동의 장벽을 경고하면서 어린이, 청소년들이 친구와 가족 등을 통해 익숙한 직업만을 (미래의 자신의 직업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슐라이허 국장은 "알지 못 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없다"며 "우리는 지금 일곱살 어린이들에게 직업을 선택하라고 하는 게 아니다.

어린이들이 시야를 계속 열어둘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들이 다양한 직업을 알고 또 포부를 키워갈 수 있게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학교 현장에 데려오는 노력을 지지한다.

그는 "최대한 일찍, 고착된 편견을 깨려는 사회적 정의와 상식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직업에 대한 편견을 제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어린이들이 다양한 직업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과 고용주' 단체는 15일 런던에서 학교를 찾아 어린이들에게 직업을 설명해주는 자원봉사자를 5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리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이 단체에서는 애플리케이션 디자이너부터 동물학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 목표는 어린이들이 어느 순간 '번뜩' 하는 깨달음을 통해 새로운 인생의 방향을 찾고 역할 모델들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마련하는 데 있다.

연구자들은 어린이들이 가족의 직업이나 미디어를 통해 보는 직업, 성별과 사회적 배경에 따른 직업 유형 등에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이들은 선택 가능한 직업에 대해 매우 좁은 사고를 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부유한 가정의 남자아이들은 변호사·경영자 등을 기대하고 저소득층의 여자아이들은 미용·상점 일 등을 직업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저소득층 남자아이들은 운동·연예 분야의 직업을 선호했다.

슐라이허 국장은 제한적으로 설정해놓은 직업에 대한 기대와 직업 시장의 수요 변화 사이에 있는 불일치를 경고했다.

닉 체임버스 '교육과 고용주' 대표는 "어떤 배경을 지닌 사람이 해야 할 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내재적으로 의식하게 되면서 어린이들의 포부도 좁아지는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전국교사협의회의 폴 화이트맨 사무총장은 "초등학생 때 직업 세계에 노출되는 경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어린이들이 더 일찍 포부를 키우고 확대할수록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