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스톤브릿지와 손잡는다…아시아나 인수전 '1兆 실탄'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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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미래에셋과 2파전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애경그룹이 예비입찰에 별도로 참여했던 토종 사모펀드(PEF)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기로 했다. 내달 초로 예상되는 본입찰을 앞두고 두 후보가 연합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등 두 컨소시엄 간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는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 현금성자산 4000억 보유
스톤 FI로 맞아 자금력 확충
내달 초 본입찰 앞두고 합종연횡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FI와 인수금융을 모두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애경그룹이 즉각 조달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규모는 약 4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1조원 규모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비해 자금력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조원 이상의 운용자산을 굴리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면서 자금력을 대폭 확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애경그룹은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새 인수자가 금호산업으로부터 매입하게 될 기존 주식(지분율 31%)과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합해 50% 안팎의 지분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주요 지분을, FI가 추후 시장에서 매각 가능할 정도의 소수지분을 갖는 구도라면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0~15%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애경그룹은 저비용항공사(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공동 영업 및 마케팅, 중복노선 조정 등으로 원가를 줄여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항공업을 해보지 않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인력 및 장비, 영업비용, 해외지점 등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많아 경쟁 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일부터 애경그룹을 비롯한 인수 후보의 자문사들에 임차 및 금융리스계약서를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민감한 내용이 많은 항공기 구매와 엔진 정비 등에 관한 계약서는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애경그룹의 법률자문사인 광장,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태평양, KCGI의 율촌 등 로펌들은 일제히 아시아나항공 계약서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실사 과정에서 인수 후보들은 아시아나항공이 자료 제공을 거부해 ‘깜깜이 입찰’을 할 판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쟁사와 관련된 업체에 영업비밀을 함부로 제공할 수 없다며 맞서왔으나 인수 후보들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자 한 발짝 물러섰다.
이상은/김채연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