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제3 인터넷은행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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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제일銀 우군으로 확보
키움 컨소시엄은 신청 포기
토스뱅크는 15일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스마트폰 금융 앱(응용프로그램) 토스의 운영업체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 34%를 가진 최대주주다.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가 지분 10%씩을 보유한다.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 등도 주주로 참여했다.
소상공인단체가 주도하는 소소스마트뱅크와 개인투자자 주축의 파밀리아스마트뱅크도 이날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제3 인터넷銀은 사실상 '토스뱅크'…은행·中企중앙회·이랜드 등 '大연합'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잇는 새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은 문재인 정부가 ‘혁신금융의 상징’으로 추진해 온 정책이다. 그런데 지난 5월 예비인가 심사에서 민간 평가위원들이 토스뱅크와 키움뱅크를 전부 떨어뜨리는 ‘돌발상황’이 터졌다. 당황한 금융위원회는 부랴부랴 예비인가 재추진에 나섰다. 인터넷은행에 관심 있는 기업을 돌며 1 대 1 컨설팅까지 해줬다.
15일 신청 마감 결과 토스뱅크는 재도전을, 키움뱅크는 포기를 선택했다. 또 다른 대형 정보통신기술(ICT)업체의 참여는 예상대로 없었다.
토스뱅크는 5월 심사에서 “혁신성은 높지만 자본력이 의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창업 7년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토스가 지분 60.8%를 쥐고 독자 경영하려던 전략이 패착이었다. 관심을 두고 접촉하던 신한금융을 배제하고, 토스에 투자한 해외 벤처캐피털(VC)을 주요 주주로 내세웠다. 이런 지배구조 탓에 “은행업을 맡기기에 불안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토스뱅크가 새로 꾸린 컨소시엄은 ‘안정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한결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스는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되 지분율은 34%로 낮췄다. 중소기업중앙회(10%)를 앞세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분을 채웠고, 이랜드월드(10%)의 패션·유통매장과 연계한 신사업 가능성도 제시했다.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시중은행인 KEB하나은행(10%)과 SC제일은행(6.67%)을 영입한 것이다. 금융당국의 요구 조건을 맞추는 동시에 리스크(위험) 관리능력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중에 은행이 없다면 인가를 내주기 힘들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
토스는 간편송금으로 시작해 보험, 카드, 증권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나 받기 힘든 은행사업권까지 따낸다면 토스의 사업 확장에 날개가 달릴 것”이라고 했다. 주주 구성이 복잡해진 만큼 토스의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토스뱅크는 “기존 금융권의 상식을 뛰어넘어 소외된 고객을 포용하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키움 “신청 않겠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을 이끌던 다우키움그룹은 이날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재도전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키움뱅크는 올 5월 “자본력은 좋지만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비인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혁신성 보완을 위해 여러 ICT기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수는 다른 곳에 있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주요 투자자인 KEB하나은행이 예비인가 신청 두달 전 컨소시엄 탈퇴 의사를 우회적으로 전해왔기 때문이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급히 복수의 금융회사에 투자 의향을 물었지만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주주로 이미 참여 중이다. 농협은행과 다른 지방은행들도 기존 인터넷·모바일 채널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미지근한 흥행
이날 마감한 예비인가 접수에는 소소스마트뱅크와 파밀리아스마트뱅크도 신청했다. 하지만 각각 소상공인과 개인투자자가 주주여서 혁신성과 자금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이란 게 업계 예상이다. 통과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인터넷은행 예비인가는 금융감독원과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금융위를 통해 결과가 발표된다. 예비인가를 받은 사업자는 본인가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문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인터넷은행의 사례를 고려하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자본금을 1조원 이상으로 늘려야 원활한 영업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임현우/박신영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