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기비스로 日경제·산업 타격…아베 "추경 포함 재정조치"

공업단지 침수·부품 조달 차질로 자동차업체 휴업하기도
하코네·가나자와 등 관광지 단풍철 앞두고 여행객 끊길 듯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일본의 경제·산업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동일본 각지에서 침수로 인해 생활 기반과 교통망에 문제가 생긴 것 외에 생산시설 피해도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동일본 각지의 공장·상업시설이 피해를 봤으며 부품 공급망을 따라 산업 생산에 영향이 확산하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16일 보도했다.

나가노(長野)시에 있는 버섯 제품 생산업체 '호쿠토'의 경우 새송이 생산시설이 침수돼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히타치(日立)아이이시스템은 후쿠시마(福島)현 고리야마(郡山)시에 있는 정보통신기기를 만드는 사업장이 침수됐지만, 복구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형 물류회사들은 전날 태풍 피해 지역의 집하 및 배송을 시작했으나 아직 서비스하지 못하는 지역이 남아 있다.

자동차 업계도 태풍의 영향을 받고 있다.지게차 생산업체인 도요타자동직기는 아이치(愛知)현 다카하마(高浜)시 공장의 가동을 16일 이후 수일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의 생산 시설에는 문제가 없으나 거래처가 피해를 봐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은 고리야마 중앙공업단지 일대에 침수 지역이 많은 상황이고 태풍 피해가 소매업에서 제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산업은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 도쿄(東京)에서 동해에 인접한 이시카와(石川)현 가나자와(金澤)시를 잇는 호쿠리쿠(北陸) 신칸센(新幹線) 고속열차의 3분의 1이 침수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가운데 2015년 이 노선 개통 후 신칸센 특수를 누려온 이시카와 지역 경기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가나자와 시내의 숙박시설 예약을 취소한 이들이 12일 450명, 13일 400명에 달했다.

가나자와시관광호텔협동조합 담당자는 "영향이 심각하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출장자도 줄어든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도쿄와 가까워 온천 여행지로 유명한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마치(箱根町)는 단풍철을 앞두고 악재를 만났다.

하코네는 하루 만에 약 1천㎜의 비가 쏟아져 산사태 침수 등이 이어졌고 철도 운행 중단까지 겹쳐 관광객의 발길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기비스로 인한 전체 피해 규모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와테(岩手)현은 이번 태풍으로 현과 산하 기초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도로와 하천이 419군데 피해를 봤고 이로 인한 손해액이 적어도 93억4천만엔(약 1천17억원) 규모라고 15일 밝혔다.

전국적인 기반시설 피해와 산업·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하면 태풍 피해액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전례 없는 태풍 피해에 추경예산 편성까지 검토하고 있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5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비상재해대책본부회의에서 "피해를 본 자치단체가 재정 면에서 안심하고 모든 힘을 다해 응급대응, 복구에 나설 수 있도록 필요하면 추경예산을 포함해 확실하게 재정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