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자리 만든다더니 'PC방'·'분식점' 지원…원칙 없는 청년일자리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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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는 명목으로 PC방, 편의점 등 일회성 아르바이트 업체에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률 조정을 위한 ‘보여주기식’ 일자리 양산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실이 행안부로부터 확보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참여업체 명단’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인건비 등을 지원받은 업체에 편의점과 휴대폰 판매점, 분식점, PC방 등 알바성 단기 일자리 사업장이 포함됐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청년 일자리 사업장으로 PC방과 동네마트, 편의점 등을 선정했다. 경남도는 휴대폰 판매점에 사업비를 전달했다. 다른 지자체도 빵집과 콜택시업체 등 영세 자영업 사업장에 인건비 등을 지원했다.행안부의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사업은 4년간 지역 청년 일자리를 7만개 창출하겠다는 목적으로 2018년 시작된 사업이다. 지원 사업장으로 선정되면 최대 월 2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속가능한 청년일자리 발굴을 목표로 2조7500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투입하고 있지만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데만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업체 중 상당수는 지자체 내 두 개 이상의 세부 사업을 통해 중복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두 개 사업에 중복으로 등록된 사업장이 전국에 274곳, 세 개 사업 중복 등록은 27곳, 네 개 사업은 네 곳이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선 많게는 62개, 적게는 세 개의 세부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사업을 주먹구구로 설계하면서 참여업체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는 지자체도 전국 일곱 곳에 달했다.

사업 참여 청년들의 고용 컨설팅 등 취업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들은 16%(1765명)는 사업담당자의 얼굴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체계적 관리와 일자리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