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좋다] 제품개발부터 채용까지…"中企 고민 함께 푼다"

우수 중소벤처 대표이사들이 뭉친 백동(百同)포럼

중기·대기업·대학 협력체제 구축
"100년간 함께" 백년동행 약속
IBK투자증권이 작년 산파 역할
백동포럼은 지난 2월 운영위원회를 열고 ‘백동포럼·IBK투자증권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치영 모아종합건설 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 김윤세 인산가 회장(다섯 번째),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여섯 번째)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제공
“중소기업 혼자 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양한 기업이 모여 노하우를 공유하고 대기업, 대학과 산·학·연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 백동포럼입니다.”(김윤세 인산가 회장)

2018년 12월 출범한 백동포럼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학 등이 100년간 함께 가며 발전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백년동행(百年同行)’의 앞글자를 따 모임 이름을 정했다. 국내 1위 죽염기업인 인산가의 김윤세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김 회장은 “인산가도 코넥스에 이어 코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며 회사가 한 단계 도약했다”며 “이 과정에서 증권회사 등 여러 회사의 도움을 받은 것을 갚기 위해 회장직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포럼에는 최정규 우정약품 대표, 강일모 케이엠제약 대표, 한영돈 한울생약 회장, 박치영 모아종합건설 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백동포럼 정회원은 56개사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두 곳, 코스닥시장 상장사 다섯 곳, 코넥스시장 상장사 아홉 곳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대기업, 증권사, 대학 등 자문단을 합치면 100여 개 단체로 늘어난다. 자문단에는 포스코건설 풀무원 등 대기업과 인천재능대 한국산업기술대 등 대학, 한국거래소와 코넥스협회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학생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취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큰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백동포럼 설립에 산파 역할을 한 곳은 IBK투자증권이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이 지난해부터 지역별 중소기업, 대기업, 대학과 다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우수한 중소기업을 모아 만든 것이 백동포럼이다. 회원사들은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중소·벤처기업을 뜻하는 ‘IBK베스트챔피언’에 선정된 기업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백동포럼은 중소기업의 위상 제고와 판로 개척을 위한 노력의 시작”이라며 “특화 금융투자 상품 등을 개발해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백동포럼은 정기적인 교류를 위해 반기별 정기총회, 분기별 지역포럼 등을 열고 있다. 공식 모임 외에 회원들끼리의 ‘번개 모임’도 잦다. 지난 4월에는 경남 함양 인산가 연수원에 회원 100여 명이 모여 친목을 다졌다. 김 회장은 “회원들에게 회사를 알리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연수원에서 모임을 했다”며 “내 말이 통했는지 다들 돌아가는 길에 죽염을 하나씩 사서 가더라”고 말했다.

회원을 위한 서비스도 늘려가고 있다. 4월에는 백동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회원사를 소개하고 투자받기 위해서다. 회원사가 요청하면 직원들의 연수를 지원하는 백동아카데미도 열고 있다. 중소기업의 개별 직원 채용 시 채용 인원이 적고 알리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는 IBK투자증권과 함께 연합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함께 성장할 다양한 방법을 구상 중”이라며 “올 2월 비영리단체로 등록한 것도 단체의 지속성과 함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