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열흘 뒤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 세운다

28일 '직전 최장수' 김황식 기록 깨…현정부 전반기 꽉 채워
재임기간 차기 대선주자로 부각…총선등판론 속 연말 교체 관측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8일 '최장수 국무총리' 타이틀을 갖게 된다.17일 총리실에 따르면 2017년 5월 31일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임기를 시작한 이 총리는 오는 28일이면 '재임 881일'(2년 4개월 27일)을 맞는다.

이는 1987년 10월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국무총리로서는 최장 재임 기간으로, 직전 최장수 총리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2010년 10월 1일∼2013년 2월 26일, 880일) 기록을 깨는 것이다.

다음 달이 문재인 정부 후반기로 들어서는 반환점인 만큼 이 총리가 현 정부 전반기를 꽉 채워 일한 셈이기도 하다.전임 박근혜 정부의 경우 정홍원·이완구·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모두 재임 기간 2년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이 전 총리는 70일 만에 총리직에서 내려오면서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김황식 전 총리가 최장수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한승수 전 총리는 재임 기간이 1년 7개월, 정운찬 전 총리는 11개월에 그쳤다.노무현 정부가 배출한 고건·이해찬·한명숙·한덕수 등 4명의 총리 중에서는 1년 9개월가량을 일한 이해찬 전 총리가 가장 오래 재임한 경우였다.
이 총리는 취임 이후 '책임 총리', '일하는 내각'을 내세우며 정책의 실행력과 현장을 강조해왔다.

'내각의 군기반장'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부처별 현안을 꼼꼼하게 챙기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도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와 함께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촌철살인으로 받아치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 등이 부각되면서 호평을 얻었고 현재는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는 22∼24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이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회담, 정계·경제계 인사들과의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촉매제'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가 1년 가까이 악화해온 상황에서 국내 대표적인 '지일파'로 꼽히는 이 총리가 이번 방일을 계기로 한일 간 누적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기여한다면 그의 존재감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총선 투입 데드라인으로 볼 수 있는 연말·연초까지 이 총리의 정치적 거취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를 위해 이 총리가 적당한 시점에 당으로 복귀해 선거에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총선 등판론'이 여전히 거론된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후임 총리 인사청문회가 총선 국면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총리가 내각에 남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앞서 "내 심장은 정치인"(지난 7월 14일 방글라데시 관료와 만나 한 말), "정부·여당의 일원으로 심부름을 시키면 하겠다"(지난 5월 15일 토론회 발언) 밝혔던 이 총리는 청와대·여당과의 공감대 하에 본인의 거취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