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日불매' 3개월 끝물?…'유니클로' 품절에 민심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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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만원대' 유니클로 후리스 '품절' 행진유니클로 국내 매장이 1만원대 후리스 판매 이벤트로 다시 북적이고 있다. 일부 사이즈는 이미 품절됐을 정도로 인기다.
▽ "젊은 고객 다시 늘고, 매출 오르고 있다"
▽ 민심 달래는 유니클로 창업자 "일본 최악"
▽ 서경덕 "국산품 애용, 선진국서 실생활"
지난 7월부터 성행했던 '보이콧 재팬(일본 불매)'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매장 가기를 꺼렸던 '샤이 유니클로' 소비자뿐 아니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젊은 고객이 다시 석달만에 매장을 다시 찾고 있는 것이다.여기에 유니클로 창업자가 한국 불매 민심을 이해한다는 발언까지 내놓자 일본 불매운동 운동이 끝물이라는 평가 혹은 우려도 나온다. 성난 민심으로 국내 일본 불매운동 제1 표적이었던 유니클로의 행보가 '보이콧 재팬(일본 불매)' 지속 여부의 가늠자가 된 셈이다.◇ "젊은 고객 다시 늘고, 매출 오르고 있다"
유니클로는 오프라인 매장 및 온라인몰에서 15주년 감사 이벤트를 17일까지 진행한다. 유니클로는 11일부터 베스트셀러 아이템을 최대 50% 할인하고 구매 회원에게 5000원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온라인 스토어 10주년 기념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몰에선 유니클로의 겨울철 대표 아이템인 '후리스'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이벤트에선 성인용 '플러피얀후리스풀짚재킷(긴팔)'과 남성용 신상품 '후리스 하프 짚 풀오버'를 50% 할인한 1만4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여성용 플러피얀후리스풀짚재킷은 일부 색상이 품절상태다. 네이비(남색) 색상은 △XS △S △3XL 사이즈가 품절됐다. 블랙(검은색) 색상도 △XS △L △3XL 사이즈가 모두 팔려나갔다. 해당 제품은 10월 감사제 기간에만 한정 판매하는 상품이다. 실제로 온라인몰을 통해 구매한 소비자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감사제 시즌 들어 구매후기를 남긴 글도 78개나 됐다.
심지어 남성용 플러피얀후리스풀짚재킷의 RED(빨간색) 색상의 후리스는 △XS △S △M △L △XL △XXL이 모두 품절된 상태다. 3XL과 4XL 사이즈만 판매되고 있다. 다크브라운 색상도 △S △M △L 사이즈가 모두 팔려나갔다. GRAY(회색)도 △S △L △XL 사이즈가 품절된 상태다. 남성용 후리스풀짚재킷의 구매 후기는 107개로 여성용보다 좀 더 많았다. 신상품인 '후리스하프짚풀오버(긴팔)'은 품절 사이즈가 더 많았다. 옐로우(노란색) 색상은 △XS △S △M △L 사이즈가, 그레이(회색) 색상은 △XS △S △L △XXL이 각각 매진된 상태다. 흰색도 △XS △S △M 사이즈가 품절됐다.
온라인몰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고객들이 많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니클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20대 대학생은 "불매운동 전부터 유니클로에 근무해왔는데 불매운동 1달 이후부터는 매장 매출은 낮지만, 인터넷 (목표)매출은 100% 달성했다는 얘기가 들어왔다"며 "요즘은 매장에 젊은 고객도 많아졌고 매출도 서서히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유니클로의 매출은 다시 회복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매출 변화와 관련해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매년 5월과 11월에 세일 행사를 진행했던 만큼 올해도 변동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국 민심 달래는 유니클로 창업자 "일본 최악"
유니클로에 다시 인파가 몰리는 와중 일본 유니클로 본사도 한국의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유니클로 창업자인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최근 닛케이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일본이 한국을 적대시하는 게 이상하다"면서 "일본이 한국에 반감을 갖게 된 건 일본인이 열등해졌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국 소비자가 일본이 아닌 아베 정부에 화가 나있다는 점을 부각, 쓴소리를 한 것이다.
다다시 회장은 일본이 현재 최악 상태라고까지 날을 세웠다. 그는 "한국과 싸우려고 드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본래 냉정했던 일본인들이 신경질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한국인이 일본에 반대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지금 일본은 최악"이라고 했다.
성난 민심으로 국내 일본 불매운동 제1 표적이었던 유니클로에 다시 소비자가 몰리고, 창업자가 한국 민심을 이해한다는 발언까지 내놓자 일본 불매운동 열기가 끝물이라는 평가와 우려가 나온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유니클로 매장에 사람이 많아졌다, 대외적 광고를 다시 시작했다 등 많은 제보를 받고 있다"며 "'한국은 역시 냄비문화'라는 일본 언론기사가 곧 나올지 모른다. 불매운동이 절대 강요는 될 수 없지만, 주변에 권유는 할 수 있다"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겼다.이어 "우리나라 의류업체에도 좋은 상품이 많은데 굳이 한국을 무시하는 유니클로를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며 "선진국을 보면 기본적으로 '국산품 애용'은 너무나 당연한 실생활이다. 우리 국민들의 작은 실천운동이 대한민국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