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신동빈 회장 사법리스크 종결…'뉴롯데' 완성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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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회장 형 확정 사법리스크 종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17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으면서 그룹의 발목을 잡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
▽ 日롯데 지배력 벗어나 '뉴롯데' 구상
▽ 면세점 허가 취소 관련 관세청 판단 주목
롯데그룹은 안도하는 동시에 '뉴롯데' 완성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7일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지난해 2월 신 회장의 뇌물공여죄가 인정된 지 1년 8개월여 만에 결론이 내려졌다.
신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후 롯데그룹 측은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올 7월 신 회장이 롯데그룹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옛 사장단회의)에서 키워드로 제시한 '공감'과 '사회적 가치'의 연장선이다.
롯데 내부에서는 대법원 판결로 사법 리스크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신 회장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매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검찰 조사,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이어진 부침이 끝나고 '뉴롯데의 비전'을 향해 온 그룹이 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유통가에서는 '뉴롯데'의 완성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공식 출범한 롯데지주에 이어 지주사 체제의 완성인 호텔롯데 상장까지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호텔롯데의 주력 사업부인 면세점 부문의 실적이 주춤한 만큼 구체적인 상장 시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 후 롯데지주와 합병해 일본 롯데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의 중간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경영활동에 제약이 사실상 사라진 만큼 '뉴롯데'의 완성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면서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은 확고하지만 적합한 여건이 조성될 시기를 기다려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월드타워점의 특허(사업권)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있다. 신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016년 3월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뇌물공여)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신 회장에 대한 판결에 따라 면허 취소 여부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사업권 취소 가능성 거론은 관세법 178조 2항 때문이다. 해당 조항은 '운영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허가 취소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신 회장의 유죄 확정이 곧바로 면세 허가 취소로 연결되지 않고, 관련 법 규정에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실제 2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뇌물을 건넨 것은 맞지만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것에 불과하고 이후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별다른 특혜를 받지도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단은 대법원에서도 유지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