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딸린 차량이 자원봉사? 세상물정 모른다" 은수미 맹비판한 항소심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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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선 벌금 90만원, 2심 전망 어두워져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첫 항소심 공판이 17일 열렸다. 재판부는 사건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며 다음 기일까지 은 시장의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 정도 코마트레이드와 최 모 씨에게 차량 편의를 제공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최 씨는 은 시장 운전기사로 일하며 코마트레이드에서 렌트 차량과 월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은 시장 측은 '기사 딸린 차량을 받았지만 자원봉사로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차량과 기사를 받으면서도 자원봉사라는 말을 믿었다는 것은 너무 순진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 같다. 이를 인구 100만 이상 지역 시장의 윤리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재판부는 차량과 기사를 받은 약 1년 동안 정치가 아닌 생계 활동을 한 것이라는 주장에 관해 "생계 활동을 하는데 왜 남으로부터 이런 편의를 제공받고 기사에게는 임금은 고사하고 기름값이나 도로 이용료를 한 푼 낸 적 없는가"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한 답변이 2심 양형 판단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은 시장은 지난달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선출직 공무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은 시장은 1심 선고 뒤 법원 판단에 유감을 표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항소심 2차 공판은 오는 11월 28일 열린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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