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CEO에 586임원…"화합으로 시너지 낼 때 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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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86을 말한다서울 여의도에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몰티켓의 사무실 풍경은 올초까지만 해도 일반 스타트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6년 설립된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로 1980년생 창업자인 김정은 대표를 중심으로 28세부터 30대 초중반까지 직원 8명이 일했다. 이 회사의 평균 연령이 확 올라간 것은 올해 5월 최종성, 한순문 상무가 합류하면서다. 최 상무는 1960년생이고 한 상무는 1966년생이다. 밀레니얼 세대(1980~2004년 출생)가 주도하는 사무실에 586세대가 신입으로 입사하게 된 것이다. 30세 여성 창업자(앤 해서웨이)와 70세 신입사원(로버트 드니로)이 함께 일하던 2015년 영화 ‘인턴’의 풍경이 현실에서 재현됐다.
영화 '인턴'처럼…세대 간 협업 주목받는 스타트업 스몰티켓
스몰티켓은 보험에 모바일·정보기술(IT)을 접목한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업체다. 8세 이상 고령 애완견을 위한 의료보험, 배달 기사를 위한 온디멘드보험(업무 시간에 따라 적용 여부를 수시로 바꾸는 보험) 등을 통해 기존 보험의 사각지대를 공략하고 있다.최 상무와 한 상무는 30년 이상 기존 보험회사에서 일했다. 최 상무는 보험사와의 접촉을 중심으로 법인 영업을 담당한다. 한 상무는 김 대표와 개발자들이 내놓은 상품 아이디어를 기존 상품과 비슷한 모습으로 다듬는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기존 젊은 직원 대부분이 보험사는 물론 대기업 경험 자체가 없어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지식과 인적 네트워크의 부족을 크게 느꼈다”며 “두 분을 영입해 젊은 세대의 패기와 순발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기존 보험사에서는 정해진 상품을 팔았지만 스몰티켓의 보험상품은 과거에 없던 것인 만큼 활동 범위가 크게 확장된다”며 “금융회사 중에서도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보험업계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586세대 간부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대형 보험사와 다양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중심 스타트업 사이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는 있다. 한 상무는 “예전 직장에서는 부하 직원을 불러 지시했다면 스몰티켓에서는 서로 생각을 말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세 사람은 어떤 세대가 다른 세대에 불이익을 주거나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전통산업과 새로운 비즈니스가 융합하는 게 핵심인 만큼 연륜에서 쌓이는 노하우와 경험, 젊은 도전정신과 창의성이 동시에 요구된다”며 “세대 간 화합으로 시너지를 낼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