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대사들 초청한 文대통령…日대사와 악수하며 '미소'

111개국 대사와 129분간 개별 인사…첫 리셉션에 주한 4강대사 모두 참석
日대사와 2분20초 대화한 뒤 '웃음'…한일관계 메시지 관심
해리스 美대사와 50초간 대화…비핵화·남북관계 소강국면 속 국제사회 관심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한국에 상주 공관을 둔 국가들의 대사를 초청,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리셉션을 열었다.이날 리셉션에는 111개국 대사 및 17개 국제기구 대표 등 202명이 참석했으며, 주한 미·중·일·러 대사가 모두 자리했다.

대통령이 주한 외교단을 초청하는 행사는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세 차례, 박근혜 정부에서 한 차례 등 이전 정부에서도 열렸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주한 외교단 전체를 한자리에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 후 한일관계 해법에 관심이 쏠린 시점에 문 대통령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의 만남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면담에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이날 대면이 한층 주목받았다.

나가미네 대사는 기모노 차림의 부인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고 문 대통령은 미소를 띠고서 나가미네 대사와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과 나가미네 대사는 2분 20초가량 대화를 나눴으며 주로 문 대통령이 얘기하는 모습이었다.대화 말미에는 문 대통령이 다시 웃음을 보였고 김정숙 여사 역시 나가미네 대사 부인의 손을 잡고 10여초간 친밀하게 인사를 나눴다.

이날 접견은 대사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워낙 많은 대사가 참석하다 보니 한 사람당 인사 시간은 평균 1분가량에 불과했다.

이와 비교하면 나가미네 대사는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 얘기를 나눈 셈이다.짧은 인사 자리였으나 문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의 필요성 등을 언급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문 대통령과 약 50초간, 김 여사와 약 1분간 대화를 나눴다.

해리스 대사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별도로 인사하기도 했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역시 부인과 함께 리셉션에 참석, 문 대통령과 약 1분간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국제 사회의 협조를 당부하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간 실무협상이 결렬되는 등 비핵화 협상이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남북관계 역시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시점이긴 하지만 평화를 위한 대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한국은 지금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는 역사적인 변화에 도전하고 있으며 지금 그 마지막 벽을 마주하고 있다"며 "그 벽을 넘어야만 대결의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고 밝은 미래를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미 간의 노력이 우선이지만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주한 외교단장인 모하메드 살림 하무드 알 하르씨 주한 오만대사는 "바쁜 일정에도 외교단을 초청해 준 문 대통령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두에게 평화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셉션 건배사를 맡게 돼 큰 영광이자 특권으로 생각한다"며 오렌지 주스로 건배를 청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사들과 주한 국제기구 대표들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리셉션장에는 다양한 음식이 마련돼 대사들이 함께 즐기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다양한 문화공연도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손하트'를 그리며 우호 협력을 다짐하기도 했다.헤드테이블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 라울 실베로 주한 파라과이 대사, 조란 카자조비치 주한 세르비아 대사, 카를로스 빅토르 붕구 주한 가봉 대사 등이 자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