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자주·자력 연일 강조…김정은, '중대결심' 임박했나

"자기 힘 없인 나라 지킬 수 없어"…ICBM 발사 우회 언급도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을 기점으로 자주·자력 정신을 보다 더 강조해 눈길을 끈다.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0일 '자주로 존엄 높고 자력으로 비약하는 위대한 나라' 제목의 글에서 "자기의 힘이 없이는 결코 제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없으며 나라와 민족의 운명도 존엄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현 세계의 실상"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거대한 경제력과 재부를 들먹이는 나라들이 한 번의 압박이나 제재를 당해도 국가 존립의 기둥이 휘청거리는 희비극이 벌어지는 것은 바로 자체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가려는 신념과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자력은 인간의 최고의 힘이며 국가의 최강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들의 '민족적 자존심'이 "적대 세력들이 짜놓은 '붕괴 시간표'를 '번영의 시간표'로 바꾸어 놓을 수 있게 하였다"고 주장하며 민족자존·자력갱생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김 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소개한 기사에서 "당의 노선과 정책을 지상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당에서 바라는 높이에서, 당에서 정해준 시간에 성실하고 완벽하게 실천해나갈 때… 사회주의 강국은 눈부신 현실로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주민들을 독려했다.

신문은 '후손만대 길이 전할 불멸의 업적' 제목의 별개 기사에서는 '일심단결'의 성과로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기적적 승리가 이룩된 2017년 11월 그날…"을 언급하기도 했다.

2017년 11월은 북한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시기로, 이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전날에도 "민족자존은 자기에게 있는 것을 다 팔아도 절대로 팔지 말아야 하며 굶어 죽고 얼어 죽을지언정 버리지 말아야 할 명줄과 같은 것"이라고 하는 등 민족자존과 자력갱생 기치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스웨덴 북미실무협상 결렬로 제재 문제 해결이 요원해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중대 결심'이 임박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신문은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인 18일 '절세의 영웅 우리의 장군' 제목의 정론에서 그의 백두산행에 대해 "또다시 세상이 놀라고 우리 혁명이 크게 전진될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언급했다.또 "적대 세력들이 그 누구를 해치려 악을 쓰며 쳐놓은 제재의 사슬을 그들의 목줄을 감아놓는 올가미로 만들어놓고 우리의 자력 부강의 보물고들에서 핵분열 반응보다 더 빠르고 요란하게 만 가지, 억 가지 열매들이 증폭되어 쏟아질 그 날이 바로 우리의 10월 뒤에 있다"며 강경한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