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늘며 부작용 큰데…교육부 "2023년까지 4만명 더 유치하겠다"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20만 명 유치하겠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교육부의 목표가 여전히 숫자 늘리기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외국인 유학생이 16만 명까지 늘어나면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만 골몰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에 대비하기 위해 2015년부터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이듬해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를 도입해 본격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수를 늘렸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는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관리역량을 평가해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혜택을 주는 제도다. 교육부에 따르면 20일 기준 107개 4년제 대학과 20개 전문대, 7개 대학원대학이 인증을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시행으로 외국인 유학생 이 늘어났지만 덩달아 불법체류자가 유입되는 통로가 넓어졌다고 지적한다. 교육계 관계자는 “비자 발급 심사 기준이 완화된 틈을 타 불법체류를 목표로 인증 대학 입학을 추진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외국인 유학생 입학 기준을 허술하게 설정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교육부가 각 대학에 권장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입학 기준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과 토플 530점이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권장’일 뿐 대학이 지켜야 할 의무는 없다.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외국인 유학생도 대학에 입학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법무부가 지난 3월 뒤늦게 불법체류 다발국가 21개국 등에서 온 유학생이 국제화역량 인증 하위권 대학 학부생으로 입학할 경우 어학능력 요건(TOPIK 3급)을 반드시 갖추도록 제도를 개선했지만 이마저도 대학에서 제대로 수학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TOPIK 3급은 공공시설을 이용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언어 기능을 갖춘 수준이다.

교육부가 대학에 권장하는 외국인 유학생 입학 기준이 대학원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