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치안산업박람회를 글로벌 진출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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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치안박람회 오늘 송도서 개막지난달 필리핀을 방문해 국내에서 생산한 ‘치안용 오토바이’ 142대를 전달하는 행사에 참여했다. 이미 필리핀에선 지난해 경찰청이 제공한 ‘한국형 경찰차’ 130대가 전국을 누비고 있다. 필리핀은 연 150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방문하는 나라다. 이 같은 기술·장비 전수가 활성화돼 현지 경찰의 역량이 커지고 양국 경찰 간 공조가 강화되면 한국 관광객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30여 치안관련 기업 '각축의 장'
韓 치안시스템 세계 알리는 기회
민갑룡 < 경찰청장 >
한국은 과거 외국의 선진 치안 시스템과 장비들을 들여와 사용하는 ‘원조받던 나라’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수한 시스템과 장비, 기술을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치안 기술의 공급국가’로 발전했다. 한국 경찰의 치안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세계 각국은 매년 대규모 연수단을 파견하고 있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과학수사 기법을, 파라과이와 칠레 등 중남미 국가들은 사이버수사 기법을 전수받았다. 아프리카 앙골라처럼 우리의 112 신고 출동 시스템을 통째로 이식한 나라도 있다. 세계 110여 개국이 우리의 치안 시스템과 기법을 경험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의 치안 기술을 자국민의 안전과 사회의 안정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치안한류’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위상은 21일 개막하는 ‘2019 서울 국제경찰청장 협력회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러시아, 중국, 독일 등 31개국의 치안총수들이 모여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스마트 치안’ 기법을 공유하고 국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각국의 경찰청장들이 자국의 치안문제 해결에 필요한 장비·시스템 등을 직접 접해보고 도입을 검토할 수 있는 ‘제1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도 같은 날 열린다.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되는 국제치안산업박람회는 동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경찰 단독 박람회다. 130여 개의 치안 관련 기업과 경찰청이 함께 430여 개의 전시 부스를 채운다. 전시관은 경찰 업무 구분에 따라 △기동장비·드론관 △정보통신기술(ICT)관 △개인장비관 △범죄예방 장비·시스템관 △범죄수사 감식·장비관 △교통 장비·시스템관 등 6개관으로 구성된다.
전 세계 경찰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과학수사와 사이버수사 관련 새로운 기법과 장비들은 세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다. 각종 사건사고의 모의현장을 만들어 최종 범인을 검거하기까지 적용하는 각종 첨단 수사기법과 장비들이 전시된다. 우리 경찰 수사력의 우수성도 함께 홍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래 경찰의 모습을 예견할 수 있는 각종 치안 연구개발(R&D) 결과물과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기업과의 기술 중개소 운영 등 관련 기업과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도 마련됐다. TV나 영화에서만 보던 첨단 경찰장비를 직접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형 전자충격기 등 다양한 치안장비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참여 공간도 준비돼 있는 만큼 방문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안전은 우리 경찰의 노력 외에도 다양한 장비와 시스템을 연구개발해 치안을 뒷받침하는 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박람회는 한국의 치안 관련 기업들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K팝(KPOP)’이 전 세계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K캅(KCOP)’이 ‘K팝’ 못지않게 대한민국의 위상을 지구촌에 우뚝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이번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