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발행어음 자격 취득한 KB證…CP시장서 쾌속 질주

올해 22조 CP 인수…국내 1위
작년 연간 인수물량 17조 넘어서

"더 공격적 영업 펼칠 것" 분석
▶마켓인사이트 10월 21일 오후 3시12분

KB증권이 기업어음(CP) 시장에서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지난해 단기금융업(발행어음사업) 자격을 획득한 뒤 CP 인수 1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압도적인 실적으로 다른 증권사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1~9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22조2833억원어치 CP를 인수했다. 지난해 연간 인수 물량(17조4327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KB증권은 2016년 CP 인수 순위가 15위(7285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빠르게 실적을 쌓아올리며 지난해 처음으로 선두 자리를 꿰찼다.

KB증권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은 중견·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기업금융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기업들은 짧은 만기로 CP를 자주 발행하기 때문에 이를 활발히 인수할수록 발행기업과 만날 기회가 늘어난다. 인수 수수료를 받는 데서 끝나는게 아니라 해당 기업의 또 다른 자금 조달이나 지배구조 재편, 인수합병(M&A) 등에 관여할 영업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단기금융업 자격을 얻으면서 대규모 실탄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것도 CP 인수 영업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다.CP 인수 2위는 BNK투자증권으로 같은 기간 12조7129억원어치를 인수했다. 기존 CP 시장의 강자인 SK증권과 KTB투자증권 주요 임직원을 영입한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2017년까지 1위였던 KTB투자증권은 3위로 밀렸다. 그 뒤를 이어 하이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4위와 5위에 올랐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KB증권은 기업들의 장기자금 조달무대인 채권발행시장뿐만 아니라 단기자금 조달처인 CP 시장까지 장악했다”며 “초대형 IB들이 발행어음사업을 통해 CP 시장을 포함한 단기자금 조달시장에서 더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칠 힘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