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추가 인하에…주담대 고정vs변동 눈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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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 변동금리 내림세#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에 30평대 아파트를 구입한 직장인 이모씨는 요즘 틈날 때마다 은행 지점을 찾고 있다. 대출금리가 1년 새 1%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대출 갈아타기(대환)를 고민하고 있어서다. 당장은 고정금리가 유리하지만 금리가 더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 김씨는 "향후 변동성을 생각해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싶지만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말에 변동금리도 생각하고 있다"며 "고정금리가 최근 반등하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채권 강세 꺾이며 고정금리는 반등
고정금리 〉변동금리, '역전현상' 여전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현재는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의 이자가 낮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고, 변동금리 상품은 이자가 고정금리보다 높지만 하락이 예상돼서다. 또 두 상품의 이자에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의 중장기적 방향성을 가늠하기도 힘들다.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정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8월 1.35%까지 떨어진 후 이달 초부터 반등하고 있다. 이날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1.54%로 8월 이후 매달 0.1% 포인트씩 오르고 있다.
반면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여전히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은행이 매월 신규로 조달한 자금에 적용된 가중금리) 코픽스가 4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0.05% 포인트 올라 1.57%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잔액 기준 코픽스(월말 잔액에 적용된 가중금리)와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기존 잔액 기준에 한국은행 차임금 등을 추가로 반영한 가중금리)가 떨어지면서 변동금리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9월 잔액 기준 코픽스와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는 각각 1.87%, 1.60%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이어져 오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채권 강세로 이어지면서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21~27일에 적용하는 고정(혼합형)금리는 2.42~3.92%로 여전히 변동금리(2.78~4.28%·신규취급액 기준)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다.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변동금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은행 수신금리 하락, 코픽스 하락, 주담대 변동금리 하락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고정금리는 당분간 오를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금융채 5년물) 선호 현상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실제 기준금리 인상 다음날인 17일 국고채 금리는 외국인 순매도세에 0.1%포인트 이상 올랐다. 같은 날 금융채 5년물도 0.06%포인트 오르며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목표 상환시점에 따라 선택지를 달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는 일반적으로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기준금리가 이미 두 차례나 떨어진 만큼 향후 변동금리 하락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급하지 않으면 내년 초까지 기다려 보는 걸 권한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