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선봉장 조국은 부메랑 맞고 몰락 … '정치인들에게 SNS란?'

사진=연합뉴스
"지나치게 선정적인 보도와 관련된 문제는 항상 존재했지만 유튜브와 인터넷 때문에 더 악화됐습니다."

프랭크 스미스(Frank Smith) 이란 Press TV 외신기자가 소셜미디어(SNS)가 여론으로서 그 입지가 커져가는 현실을 진단하며 한 말이다.최근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가 언론의 지형도를 바꾸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SNS 등 온라인 매체 이용의 꾸준한 증가세는 텔레비전과 종이신문 등 전통 매체의 아성을 위협한 지 오래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는 활발한 여론 형성의 장이 되었을 뿐 아니라 뉴스를 접하는 주요 통로로도 자리매김했다.

외신기자들과 함께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들을 살펴보는 아리랑TV의 신개념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 소셜미디어의 정치적 영향력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다.프랭크 스미스 기자는 "선정적인 보도와 관련된 문제는 항상 존재했지만 유튜브와 인터넷 때문에 더 악화됐다고 생각한다. 기존 언론에 환멸을 느낀 많은 사람들이 점점 온라인 매체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 자체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본다"면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고 기존 언론 매체들은 가끔 이를 저해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극단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으로 어필한다는 사실이 염려스러운 부분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SNS의 활용이 늘어가는 현상에 대해 프랑스 공영방송 RFI의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Frederic Ojardias) 기자는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15-35세 인구의 70% 정도가 주로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뉴스를 접하고 있다.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다.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SNS를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프랭크 스미스 기자는 “전체적으로 SNS는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가 아니고 기존에 있는 생각과 의견들이 증폭되는 공간이라고 본다.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 공유되고 댓글이 달린다. 디지털 시대에서도 기존 언론 매체들과 전문기자들은 분명한 역할을 가지고 있고 SNS에 이 역할을 아직 빼앗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이야기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는 기성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짐에 따라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온라인 매체가 되었다. 한 언론사의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는 ‘신뢰하는 언론 매체’ 상위에 이름을 올리며 기존의 언론 매체를 압도하였다. 유튜브의 정치·시사 채널은 언론사에 의해 운영되기도 하지만, 정치인이나 보수 혹은 진보 성향의 개인이 특정 사안에 대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게재하여 정치적 의견 대립의 장이 되고 있다.

SNS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널리 전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최근 사퇴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만 봐도 자신이 SNS를 통해 내뱉은 말들이 몇 년 후 자신의 가족 의혹과 결부되며 부메랑을 맞는 바람에 여론의 십자포화를 당했다.“모두가 용이 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으니,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던 조 전 장관의 딸의 스펙관리 실상은 그의 말과 전혀 달랐다는 배신감을 줬다.

"아이 생일에 온 가족이 저녁조차 함께 못 먹었다"면서 피눈물 난다고 SNS에 심경을 밝혔던 조 전 장관 부인은 현재 횡령, 증거위조교사 등 10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죄의 유무와 경중에 대한 결정은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만 약 절반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는 그들에게 등을 돌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8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조국 부인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의 인터뷰 요청을 JTBC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JTBC는 21일 공식입장을 내고 "JTBC 보도국 기자 전원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그 누구도 김경록 씨에게 인터뷰 제안을 받은 바 없다"면서 "오히려 JTBC는 사건이 불거진 8월 말부터 최근까지 김경록 씨에게 수십 차례 전화와 문자 등으로 인터뷰와 취재요청을 했지만 김경록 씨가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JTBC는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 측은 이 건과 관련해 방송 전에 저희 쪽 누구에게든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김경록 씨가 JTBC 어느 기자에게 인터뷰 요청를 했는가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JTBC는 김경록 씨와 유시민 이사장 측이 근거 없는 주장을 편 데 대해 사과와 정정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SNS의 확산성이 커지고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가짜뉴스가 퍼져나가는 일도 부지기수다. 허위정보의 무분별한 유통 뿐 아니라 자극적인 내용으로 조회수를 높이려는 이용 행태로 소셜미디어는 ‘가짜뉴스의 온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 기자는 “의견의 다양성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개인 유튜브 방송은 토론을 유발하는 공간이 아니고 자기만의 생각을 아무런 반론 없이 표현하는 공간이기에 음모론과 극단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가짜 뉴스' 파급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허위조작정보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플랫폼 사업자가 허위정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할 경우 콘텐츠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관련 법 개정 방안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블룸버그BNA(Bloomberg BNA)의 켈리 카슬리스(Kelly Kasulis) 기자는 "SNS에서 기사링크를 접하다 보면 어떤 것이 신뢰할 수 있고 없는지에 대한 구분이 매우 어렵다"면서 "운영자들은 이용자들이 더 쉽게 뉴스의 신뢰성을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을 자사 플랫폼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 또 (관련 사안에 대해) 기자들은 항상 ‘팩트체크’를 해야 한다. 유튜브의 정치 채널 운영자들은 이런 염려를 하지 않은 채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자신이 원한다면 어떤 말도 할 수 있다. 뉴스 이용자들이 이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외신기자들과 국내외의 뜨거운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아리랑TV '포린 코레스폰던츠'는 22일 밤 10시 35분에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