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기술로 무장한 기업들 "혁신 앞으로!"

혁신으로 시장 이끄는 선두기업
한솔제지는 올해 설립 54년을 맞은 종합 제지업체다. 지난달 종이 소재를 넘어 특수 소재분야 원료 제품인 나노셀룰로오스를 공개했다. 나노셀룰로오스는 펄프에서 유래한 친환경 소재다. 무게는 철의 5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5배에 달한다. 가스나 오일의 침투를 막아주는 기능이 뛰어나고 유리 수준의 낮은 열팽창성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산업에 활용 가능한 신소재다. 전통 산업의 대명사인 한솔이 소재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등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기업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혁신이다. 혁신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묵은 조직이나 제도 방식 등을 바꾸는 과정을 의미한다. 기술 혁신은 기존 제품의 개량과 신제품 개발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경쟁우위의 제품을 만드는 업무다. 한솔제지를 비롯해 한샘 에스와이 서울반도체 등 중견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신제품 생산, 신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다.중견기업 치열한 생존경쟁

기업이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원동력은 혁신이다.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존을 위해 혁신에 나선다. 경쟁이 혁신을 유도하고 혁신이 다시 경쟁을 촉발한다. 혁신에 성공한 기업은 경쟁 기업을 따돌리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은 기술 관리 인재 경영 등 여러 분야에서 벌어진다.새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혁신, 신제품을 효율적으로 유통하고 판매하는 사업혁신, 내부 인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경역혁신 등 다양하다. 혁신은 시장 선점의 기회도 제공한다.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의 목적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에는 혁신역량도 포함된다.홈 인테리어 기업 한샘은 수요자가 원하는 게 뭔지를 항상 먼저 고민한다. 집을 더 편안하고 아늑하게 가꾸려는 욕구는 늘 존재해 왔다. 집에 10년 가까이 살면 손볼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한샘의 미래성장동력인 한샘리하우스 패키지가 나온 이유다. 고객에게 부엌가구, 바닥재, 벽지, 도어, 창호, 조명 등을 공간 단위로 제안하는 리모델링 사업이다. 전문 디자이너가 연출한 완성도 높은 공간을 제안한다. 일반 고객들이 여러 브랜드의 단품을 조합해 한 공간에 배치하면 공간 전체의 통일성이 깨져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한샘은 2017년 디자인실을 신설하고 100여명의 직원들이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고 있다. 하부조직으로는 패키지를 구현하는 스타일패키지팀, 공간디자인팀 등 총 12개 팀이 있어 각각의 아이템과 공간을 통일된 콘셉트로 제안하고 있다.

에스와이 서울반도체 등 해외시장 공략

에스와이는 건축 외장용 패널 분야에서 국내 1위 업체다. ‘샌드위치 패널’로 불리는 건축 외장용 패널은 공장 등 대형 건축물에 주로 쓰이는 건축자재다.에스와이는 강화되고 있는 건축법의 기술 수요에 맞는 건축자재들을 개발, 경쟁업체와 기술격차를 벌이고 있다. 최근 개발해서 상용화한 ‘히든메탈 시스템’은 상업용 건축물이나 연구시설뿐만 아니라 반도체공장 등과 같은 최첨단 공장용에도 적용할 수 있는 외장패널이다. 불연재인 글라스울(유리섬유)을 사용해 화재에 강하다. LED(발광다이오드) 전문업체 서울반도체가 처음 개발·양산한 제품은 LED산업의 표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적이며 생생한 빛 연출이 가능하게 하는 ‘자연광 LED 썬라이크’가 대표적이다.서울반도체의 특허기술인 썬라이크는 자연의 빛과 유사한 스펙트럼 곡선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재현한 LED 솔루션이다. 사물의 색상을 왜곡하는 일반 LED의 단점을 보완한 게 특징이다. 이 제품은 프랑스 밀랍인형 박물관인 ‘그레뱅 파리 뮤지엄’ 다운라이트 조명에 적용돼 그곳에 전시된 마이클 잭슨, 안젤리나 졸리 등 유명인 밀랍인형의 사실감을 높여준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시장 선도국내 안마의자 선두업체인 바디프랜드는 청소년용 안마의자, 브레인(뇌) 마사지 안마의자 등 혁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회사가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와 손잡고 내놓은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계 3대 하이퍼카’로 불리는 스웨덴의 코닉세그 국내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관련 안마의자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콘덴싱 기술을 앞세워 국내 보일러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러시아와 북미 등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특히 북미에서는 고효율의 콘덴싱 가스온수기를 선보이며 ‘친환경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올해 설립 60주년을 맞은 신일은 국내 선풍기 1위 업체를 넘어 종합 가전업체로 도약하고 있다.계절 가전뿐 아니라 생활·주방·환경·펫(애완동물) 가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최근 가성비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부피는 줄이고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혁신을 기반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얘기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