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 울려퍼진 국회…문 대통령 연설 중 반발 산 키워드 '고용·공정·탄력근로'

문 대통령, 22일 국회서 시정연설
국회 수차례 술렁거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수차례 야유가 나오는 등 본회의장이 술렁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고용, 공정사회, 탄력근로제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을 향한 첫 번째 야유는 고용률을 언급할 때 나왔다. 문 대통령은 "올해 9월까지의 평균 고용률이 66.7%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청년 고용률도 1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며 일자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일부 야당 의원들은 야유를 쏟아냈지만 문 대통령은 이어 "8월과 9월 취업자 수가 45만 명과 34만 명 넘게 증가해, 연간 취업자 증가 수가 목표치 15만 명을 크게 웃도는 20만 명대 중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연설을 이어갔다.

이어 문 대통령이 '불공정'과 '특권'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때는 야유와 함께 조롱하는 듯한 웃음소리도 나왔다.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통해 최근 사퇴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 인해진 불거진 불공정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국민의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며 반성했다. 그러면서 "사회지도층일수록 더 높은 공정성을 발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을 말하자 질타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다"라면서 "학생부종합전형 전면 실태조사를 엄정하게 추진하고,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방안도 강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시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검찰 개혁이 언급될 때는 또 한 번 국회가 크게 술렁였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뜻이 하나로 수렴하는 부분은 검찰 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어떠한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엄정하면서도 국민의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위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야유는 '탄력근로제' 연설 부분에서 새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내년에 근로시간 단축이 확대 시행된다"면서 "기업이 예측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탄력근로제 등 보완 입법을 촉구했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주52시간 근로시간제가 기업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도입시기를 유예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당론을 유지하고 있다.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수처 관련 발언을 들으며 엑스표를 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시급함을 강조하며 "국회도 검찰 개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 달라"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수사권 조정 법안 등 검찰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공수처 설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수처의 필요성에 대해 이견도 있지만, 검찰 내부의 비리에 대해 지난날처럼 검찰이 스스로 엄정한 문책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론을 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 등은 문 대통령이 공수처 관련 발언을 할 때 손으로 X자를 그려보이며 반발의 의사를 표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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