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입주 폭탄' 터지자…강동구 구축 전셋값 '폭락 조짐'
입력
수정
지면A27
둔촌·암사동 1억 이상 하락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 일대의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폭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입주물량에도 전셋값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새 아파트의 입주가 본격화되자 기존 아파트들부터 전셋값 하락이 가시화하고 있다.
22일 강동구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둔촌동 초원동아아파트 전용면적 59㎡ 아파트 전세가 지난 10일 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8월만 해도 3억~3억20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암사동의 현대홈타운 전용 59㎡ 전세가는 2개월 새 1억원이 넘게 하락했다. 이 주택형 전세는 8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3억5000만원에 거래돼 1억원이 급락했다. 그러다 이달에는 5000만원이 더 하락해 3억원에 거래됐다.명일동의 삼익그린2차 전용 42㎡ 전세는 이달 8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8월 2억1500만원에 거래됐던 주택형이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최근에 강동구에 새 소형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하니 소형 구축아파트가 맥을 못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동구의 10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상승폭을 계속 유지하던 강동구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 9월 셋째주부터 보합세를 나타냈다. 9월 다섯째주 -0.02%로 집계된 이래 3주간 하락세다.
고덕지구 대규모 새 아파트 단지들의 릴레이 입주가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동구에선 9월 말 4932가구의 고덕그라시움의 입주가 시작됐다. 오는 12월에는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고덕 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가 완공된다. 내년 2월에도 고덕 아르테온(4066가구)이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이들 물량만 합쳐도 웬만한 미니신도시급이다. 명일동의 K공인 관계자는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새 아파트 매물들이 쏟아져 주변의 구축아파트 전세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강동구는 단기간에 이례적인 공급량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렇다 할 이주 수요도 없어 전세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