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2일 여야 간 이견으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하 과거사 정리법) 처리에 진통을 겪었다. 행안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관련 법안 등을 의결했으나, 과거사 정리법 처리를 놓고는 "오늘 처리하자"는 더불어민주당과 "법안심사소위에서 재논의하자"는 자유한국당이 맞섰다.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한 국회 본회의 직후 속개된 회의 역시 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과거사 정리법과 관련한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고, 오후에는 전체회의가 속개되지 못한 채 공전했다.
과거사 정리법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활동을 4년간 재개하고, 법원 확정판결 사건도 위원회 의결만 있으면 진실 규명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과거사 정리법은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법안 등과 함께 지난달 23일 행안위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과거사 정리법은 당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표결 끝에 가결됐다.
한국당 위원 2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안건조정위에서 넘어온 법안의 법정 처리시한인 이날 반드시 과거사 정리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법은 '안건조정위의 조정안이 의결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안건을 표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후 9시 전체회의를 속개해 과거사 정리법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당이 반대하더라도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무소속 의원만으로 의결정족수(11명)를 넘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전략이다.
민주당 행안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사 정리법을 오늘 처리하지 못하면 법안이 휴짓조각이 된다"며 "법안 처리에 동조하는 야당 의원들과 함께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과거사 정리법을 다시 법안심사소위로 넘겨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통화에서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인 회의 재개는 안 된다"며 "과거사 정리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위원이 편파적으로 구성된 문제 등을 법안소위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