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용기 잦은 KADIZ 진입 배경은?…"미-러 갈등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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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긴장상황서 순찰 강화"…러, 외국 방공식별구역 인정않아
러시아 "옛 소련 시절 훈련 복원…다른 나라 자극하려는 것 아냐"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이 잦아지면서 그 배경과 러시아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2일 러시아 군용기 6대가 KADIZ 전역에 3시간가량 진입했으며, 이에 우리 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대응 출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용기들은 지난 7월 23일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하고 KADIZ에도 무단 진입했으며, 8월 8일에도 KADIZ 안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는 그동안 KADIZ에 무단 진입한 이후에도 "상공 이용에 관한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있으며 외국 영공을 침범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러시아는 KADIZ를 비롯한 각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공과는 달리 비행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국제 공역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KADIZ 구역 안을 비행하는 것도 영공 침범이 아니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8월 중순 러시아가 전략 폭격기와 장거리 폭격기의 전력을 옛 소련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이에 따라 폭격기들이 소련 시절에 비행했던 지역으로 정례적으로 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 장거리 항공단 소속 군용기들은 최근 태평양·대서양·북극해·흑해 등의 공해 상공에서 정기적으로 비행 훈련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8일에도 러시아 전략 폭격기 투롤례프(Tu)-95MS 2대가 베링해 상공을 비행하며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방공식별구역(ADIZ)에 무단진입해 미 공군과 캐나다 공군 전투기들이 요격 비행에 나선 바 있다.러시아 측은 전략 폭격기들의 비행이 정례 훈련 차원이며 다른 나라들을 자극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러시아의 잦아진 전략 폭격기 비행 훈련이 최근 들어 악화한 미국과의 정치·군사적 긴장 관계를 반영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냉전 이후 최악 수준으로 악화했던 양국의 갈등 관계는 지난 8월 미국과 옛 소련 간에 체결됐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이 파기되면서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정부 인사들은 미국이 INF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을 확대하려는 미국을 상대로 군사적 경고의 신호를 보내기 위해 러시아가 중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동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군용기 비행 훈련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바실리 미헤예프 국제경제·국제관계연구원(IMEMO) 명예 부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러시아 폭격기들의 한국 인근 비행 훈련이 잦아진 것은 미-러 간 군사-정치적 관계 악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긴장 상황에서 러시아가 항공 순찰 활동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헤예프는 또 "비행 항로 좌표에 대해 한-러 공군 간에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이는 순전히 군사·기술적 문제로 양국 군이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한-러 관계는 좋기 때문에 러시아 군용기들의 잦은 KADIZ 진입이 한-러 간 문제 때문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일부 전문가들은 북미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러시아가 한반도 지역에 대한 자국의 전통적 영향력을 각인시키기 위해 KADIZ 침범 등의 '저강도 도발'을 의도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연합뉴스
러시아 "옛 소련 시절 훈련 복원…다른 나라 자극하려는 것 아냐"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이 잦아지면서 그 배경과 러시아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2일 러시아 군용기 6대가 KADIZ 전역에 3시간가량 진입했으며, 이에 우리 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대응 출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용기들은 지난 7월 23일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하고 KADIZ에도 무단 진입했으며, 8월 8일에도 KADIZ 안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는 그동안 KADIZ에 무단 진입한 이후에도 "상공 이용에 관한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있으며 외국 영공을 침범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러시아는 KADIZ를 비롯한 각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공과는 달리 비행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국제 공역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KADIZ 구역 안을 비행하는 것도 영공 침범이 아니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8월 중순 러시아가 전략 폭격기와 장거리 폭격기의 전력을 옛 소련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이에 따라 폭격기들이 소련 시절에 비행했던 지역으로 정례적으로 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 장거리 항공단 소속 군용기들은 최근 태평양·대서양·북극해·흑해 등의 공해 상공에서 정기적으로 비행 훈련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8일에도 러시아 전략 폭격기 투롤례프(Tu)-95MS 2대가 베링해 상공을 비행하며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방공식별구역(ADIZ)에 무단진입해 미 공군과 캐나다 공군 전투기들이 요격 비행에 나선 바 있다.러시아 측은 전략 폭격기들의 비행이 정례 훈련 차원이며 다른 나라들을 자극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러시아의 잦아진 전략 폭격기 비행 훈련이 최근 들어 악화한 미국과의 정치·군사적 긴장 관계를 반영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냉전 이후 최악 수준으로 악화했던 양국의 갈등 관계는 지난 8월 미국과 옛 소련 간에 체결됐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이 파기되면서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정부 인사들은 미국이 INF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을 확대하려는 미국을 상대로 군사적 경고의 신호를 보내기 위해 러시아가 중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동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군용기 비행 훈련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바실리 미헤예프 국제경제·국제관계연구원(IMEMO) 명예 부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러시아 폭격기들의 한국 인근 비행 훈련이 잦아진 것은 미-러 간 군사-정치적 관계 악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긴장 상황에서 러시아가 항공 순찰 활동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헤예프는 또 "비행 항로 좌표에 대해 한-러 공군 간에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이는 순전히 군사·기술적 문제로 양국 군이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한-러 관계는 좋기 때문에 러시아 군용기들의 잦은 KADIZ 진입이 한-러 간 문제 때문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일부 전문가들은 북미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러시아가 한반도 지역에 대한 자국의 전통적 영향력을 각인시키기 위해 KADIZ 침범 등의 '저강도 도발'을 의도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