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로 학생 교육하고, 창업가 지원…'행복한 同行'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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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나눔' 사회공헌기업들의 사회공헌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한 ‘불우이웃 돕기’ 차원의 재정 지원이었다면, 현재는 ‘사회공헌’도 기업 이미지 홍보의 일부라는 판단을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중이다. 같은 규모의 재정 지원을 하더라도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한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다.
동네 식당 사장님에겐
메뉴 개발과 인테리어 조언
희귀질환 아동들에겐 합창 활동
시각장애인·농어촌 청소년 등
대기업 사회공헌 대상 다양해져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분야가 다양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각장애인과 농어촌 지역의 청소년, 고단한 일상 속에 있는 워킹맘 등 지원 대상도 각양각색이다. 일시적인 지원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최근 사회공헌 모습이다. 식당 창업가들에게 메뉴 개발과 인테리어 등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가 하면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들에게 합창 활동으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규모도 증가 추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8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총 사회공헌지출액은 2조724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2조948억원) 대비 30.1% 증가한 것으로, 기업당 평균 지출액은 137억5937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설문 응답 기업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기업 198개사 등 205개 기업을 상대로 사회공헌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창업가 육성국내 유통업계 대표 주자인 롯데쇼핑은 청년·중소기업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식당 창업을 원하는 청년창업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식당’이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창업 초기부터 개업까지 전방위로 지원한다. 내부 인테리어부터 각종 설비까지 초기 사업비용 전액을 롯데마트가 부담한다. 운영이 미숙한 창업가를 위해 메뉴 개발과 고객 응대 방법도 교육한다.
롯데백화점은 해외 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활동을 펼친다. ‘해외시장개척단’이 대표적이다. 해외시장개척단은 해외박람회를 열어 현지 진출을 돕고 있다. 2016년 베트남 하노이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처음 박람회를 개최한 이후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지난 7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진행한 박람회에선 한국 중소기업 20개사가 100가지 이상의 제품을 선보였다.장애인 문화활동 지원
SC제일은행은 시각장애인들의 문화활동을 지원한다. 목소리 기부 캠페인이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이다. SC제일은행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착한도서관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2011년 활동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32만여 명이 목소리 기부에 동참했다. 서울 종로 SC제일은행 본점에서 지난 6월 개최된 올해 착한목소리페스티벌에는 목소리 기부를 희망하는 사람 1만여 명이 몰렸다. 최종 10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다.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4년부터 장애 아동·청소년들에게 동등한 미술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트 포 아트(HEART FOR ART)’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발달장애아동과 임직원을 1 대 1로 매칭해 월 2회 정기적으로 미술 교실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미술활동을 통해 장애아동들에게 보다 다양하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들로 구성된 ‘희망의 소리 합창단’을 후원 중이다. 또한 에버랜드, 조경 사업 등 다양한 분야 직원들의 성장 스토리를 모은 인터뷰집 ‘드림 스페셜리스트(Dream Specialist)’를 발간해 청소년 진로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다.
GS칼텍스는 마음톡톡 사업으로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우울·불안·공격성 등 심리·정서적 문제로 학교생활 및 또래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이 대상이다. 예술 심리 치료사가 무용 동작, 음악, 미술 등 예술 매체를 사용해 아이들의 마음을 파악하고 치유해주는 활동이다. 지난해까지 마음톡톡에 참여해 치유의 기회를 가진 아동·청소년은 1만5000여 명에 달한다.
저소득층에 식품 기부
푸드뱅크 운영도 최근 기업과 각종 사회공헌 단체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사회공헌 방식이다. 푸드뱅크는 유통기한이 남았지만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식품을 기업으로부터 기부받아 저소득층에 나누는 사업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복지 선진국에서 활성화돼 있다.한국사회복지협의회(회장 서상목)는 21일부터 25일까지 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푸드뱅크 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9 아태푸드뱅크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아시아 지역의 결식을 비롯한 빈곤문제 해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