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 역사·문화체험 공간 탈바꿈

항만공사, 부산항 역사관·해양교육 공간 등 조성 추진
부산항만공사는 부산 북항이 지닌 가치를 바탕으로 연안여객터미널을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문화 서비스 공간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연안여객터미널은 3만8천여㎡ 부지에 지상 4층, 건물면적 1만9천260여㎡이다.

애초 부산~일본 항로를 운항하는 국제여객선들이 이용했지만, 북항 재개발지역에 새로운 국제여객터미널이 생기면서 연안여객터미널로 기능이 바뀌었다.

현재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카페리 여객선 1척만 이용한다. 바로 옆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애환을 함께한 1부두가 있다.

일제가 건설한 1부두는 강점기 시절 수탈한 물자와 강제징용자들을 일본으로 실어서 갔고, 해방 후에는 최초의 원양어선이 출항한 곳이다.

6·25전쟁 때는 북한을 탈출한 수많은 피란민이 배를 타고 도착했으며, 월남전쟁 파병 군인들이 가족 등의 환송을 받으며 떠나고 돌아온 현장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1부두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했다.

항만공사는 북항 재개발 사업의 하나로 연안여객터미널 기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여객터미널 기능을 유지하면서 임대 사무실로 쓰거나 비어있는 나머지 공간을 역사와 문화체험 시설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터미널 시설 가운데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닮은 부분은 부산의 항만과 해양역사 전시관, 나머지 부분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해양 교육·체험시설 등으로 활용한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항만공사는 내년 2월까지 터미널 활용 방안을 마련한 뒤 같은 해 12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나서 2022년 3월까지 건물 내외부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2022년 4월로 예정된 북항 1단계 재개발 준공 전에 터미널 기능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