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李총리, 24일 아베와 면담…"최대한 대화 분위기 조성이 목표"

10분 남짓 시간·상황 녹록지않아
구체적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
이낙연 국무총리(사진)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면담 전망에 대해 “최대한 대화가 촉진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대화를 좀 세게 하자’는 정도까지는 진도가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4일 오전에 10분 남짓 예정된 아베 총리와의 면담을 얼어붙은 양국 관계의 대화 물꼬를 트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리는 일본 방문 이틀째인 23일 기자들과 만나 “(한·일 관계)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상황이 어떤지 이미 알고 왔는데 드라마틱하게 말 몇 마디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특히 아베 총리와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일왕 즉위식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과 아베 총리 간 릴레이 면담 가운데 배정된 ‘10분+α’시간 동안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 일본의 수출 규제 및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 양국 간 갈등 현안을 논의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내가 먼저 각론을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며 “(일본 측에서 먼저 말을 꺼낼 경우) 한국 사정을 모르고 말한다면 그 제안의 맹점이나 왜 한국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가 하는 설명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정도지, 무슨 합의가 되거나 하는 정도까지 나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전날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 주재 궁정연회에서 아베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짧은 인사도 나눴다고 소개했다. 아베 총리가 먼저 “모레 만납시다”고 했고, 이 총리는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했다.이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일본 대학생들과 만나 대화하는 등 현지 여론을 청취했다. 저녁에는 아베 총리 내외가 주재한 만찬에 참석했다. 이 총리는 이날 게이오대 행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한·일 관계는 1965년 국교 정상화와 그때 맺은 여러 조약 및 협정 위에 있다”며 “일본처럼 한국도 1965년 체결된 모든 협정을 존중하며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이 부닥친 문제들은 과거에도 있었던 문제들이고 과거의 우리가 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대화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화가 더 촉진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