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서울대 교수 "정부 의식 않고 목소리 내는 싱크탱크 만들 것"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회장 취임한 이근 서울대 교수

금융 외 서비스·중기 등 회원 확대
지정토론 등 방식 다양화에 노력
“정부나 기업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민간 싱크탱크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달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제5대 회장에 취임한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59·사진)는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은 일반적 경제 관련 단체와 달리 경제학자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전달해왔다”며 “역사 깊은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회장에 취임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은 1987년 발족했다. 매달 경제와 경영 이슈를 깊이 있게 연구·분석하는 강연회를 연다. 공직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해 금융, 국제경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 8일에는 안동현 서울대 교수를 초청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는 “연사들이 최신 경제 이슈 등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 네트워크인 경제추격연구소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로 거듭나겠다는 게 이 교수의 구상이다. 경제추격연구소는 매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흐름을 돌아보고 거시적·미시적 분석을 통해 내년 트렌드를 예측하는 ‘한국경제 대전망’을 출간하고 있다. 경제추격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 김호원 전 특허청장 등과 함께 다음달 열리는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회에서 ‘2020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정치적 색깔을 최대한 배제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경제인들의 목소리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강연회 형식을 벗어나는 것도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의 새 목표다. “지금까지는 한 사람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강연하고 이를 수동적으로 접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앞으로는 발표자 수를 늘리거나 지정토론회를 여는 등 기존의 틀을 깨고 회원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를 줄 예정입니다. 또 금융업에 종사하는 회원이 많은 편인데 서비스업, 제조업, 중소기업 종사자 등 다양한 분야의 회원들을 확보하겠습니다.”이 교수는 지난달 경암교육문화재단이 발표한 ‘제15회 경암상’ 인문·사회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암교육문화재단은 송금조 태양그룹 회장이 1000억원을 내놓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수상자에게 상금으로 2억원을 주는 경암상은 상금·권위 면에서 호암상, 청암상과 더불어 3대 학술상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후발국 경제 발전 관련 연구에 공헌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그는 “학자로서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