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중심' 도쿄모터쇼 개막…日브랜드 위주 참가

내달 4일까지 전시…EV 실용화 모델·자동주차 기술 등 선보여

격년제로 열리는 '도쿄 모터쇼 2019'가 24일 도쿄 고토(江東)구에 있는 일본 최대 규모 국제전시장 '빅사이트'에서 개막했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 주최로 내달 4일까지 계속되는 올해 모터쇼에는 세계 8개국에서 187개 기업·단체가 참가해 미래형 콘셉트와 다양한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도쿄모터쇼는 최전성기이던 1991년 행사에 전 세계 336개사가 783대를 출품하고 내장객이 200만명을 넘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한때 미국 디트로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와 함께 세계 5대 모터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행사의 경우 중국 시장 쪽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BMW,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유력 브랜드 업체들이 불참해 사실상 일본 업체 위주의 국내형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도쿄 모터쇼의 주제는 자동차 산업이 '커넥티드카·자동운전·공유·전동화'(CASE) 등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바뀌는 추세를 반영한 '오픈 퓨처(Open Future)'(미래를 열다)로 정해졌다.

올해 행사에서는 내년 이후 본격적인 시판을 앞둔 일본 업체들의 다양한 전기자동차(EV)를 만날 수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는 내년 겨울쯤 시판할 예정인 초소형 EV를 선보인다.

도요타는 23일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 EV도 내년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혼다는 10년 후의 자동차 모습을 구현한 모델이라고 선전해온 소형 EV '혼다e'를 공개한다. 혼다가 첫 전기차 양산 모델로 내놓은 '혼다e'는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항속거리가 220㎞ 수준으로 내년에 일본과 유럽에서 시판될 예정이다.
닛산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형 EV인 '닛산 아리아 콘셉트'와 경차형 EV 모델인 '닛산 IMk'를 출품했다.

닛산차는 시제품 단계인 두 모델을 각각 내년과 내후년부터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첫 EV로 개발한 'MX-30'을 공개하는 마쓰다는 내년을 목표로 하는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예정이다.

도쿄 모터쇼에 EV 모델이 대거 출품된 것은 일본의 국내 차 시장 환경이 EV 쪽으로 급속히 변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일본 경제산업성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일본 전역의 전기차 충전 스탠드는 약 3만개로, 5년 전과 비교해 4배로 늘어났다.

전기차를 일상적으로 쉽게 몰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와 닛산차는 무인 주차 기술도 소개한다.

도요타의 EV 콘셉트카인 'LQ'는 파나소닉과 공동 개발한 자동주차 시스템을 탑재했다.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와 음파 센서로 주차공간 정보를 파악해 옆 차량과의 거리가 20㎝ 정도의 좁은 공간에서도 자동 주차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닛산차의 'IMk'도 자동 주차 기능을 갖췄다.

일례로 호텔 입구에서 내리면 자동 운전으로 주차장까지 이동해 빈 곳을 찾아 정차하고, 다시 차를 이용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호출해 원하는 곳으로 오게 하는 개념이다.

일본에서 현재 시판되는 차는 자동 운전의 완전한 수준인 '레벨 5'까지의 단계 가운데 핸들 조작 없이 차선 변경을 할 수 있는 '레벨 2'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일정 조건에서 자동운전이 가능한 '레벨3'을 내년까지 고속도로에서 실용화할 방침이다.

도요타와 닛산차가 이번에 공개하는 자동주차 기술은 한정된 지역에서 자동 운전이 가능한 '레벨 4'다.
이번 모터쇼에는 자동운전 및 통신 기능을 갖춘 커넥티드카 등의 개발에 참여하는 전기, IT, 통신 등 이(異)업종의 기업들도 다수 참가했다.

 파나소닉은 최근 열린 일본 최대의 첨단기술 전시회인 '시텍'의 출전(出展) 규모를 대폭 줄이고 이번 도쿄 모터쇼에서 미래의 차내 공간 개념을 전시한다.

또 통신업체인 NTT도코모는 차세대 통신 규격인 5G를 활용해 원격으로 자동운전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이번 모터쇼의 일반 공개는 25일부터이고, 입장료는 2천엔이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는 학생들이 미래의 자동차 관련 기술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고교생까지는 무료입장을 허용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