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전통시장 활력"

▽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3년만에 10호점
▽ 탄광 쇠퇴로 침체한 전통시장에 활력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 전경(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삼척에 '전통시장 활성화 도우미' 취지를 내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번째 매장을 열었다.

이마트는 24일 삼척 중앙시장 C동 2층에 312m² 규모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을 개점했다.노브랜드는 이마트가 2015년 선보인 자체상표(PB)로 2016년부터 상생스토어를 통해 전통시장 상생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상생스토어 10호점은 강원도·삼척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 이마트 3자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처음으로 함께 뜻을 모았다. 시작 단계부터 유기적인 협력으로 전통시장과 삼척시가 준비한 청년창업가게인 청년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기획했다.

◆ 삼척 중앙시장, 탄광산업 쇠퇴로 침체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 전경(사진=이마트 제공)
상생스토어 10호점은 20여년 간이나 공실 상태였던 삼척 중앙시장 C동 2층에 들어선다.

1975년 개설된 삼척 중앙시장은 지역 탄광산업 발달로 한때 번성했다. 그러나 탄광산업이 쇠퇴하고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시장도 활기를 잃었다. 최근에는 매장 550여 곳 중 167곳이 20여년 간이나 비어있을 만큼 침체된 상태였다.

상생스토어는 중앙시장 A·B·C동 중 C동 2층에 자리잡아 고객이 시장을 거쳐 들어설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상생스토어인 만큼 기존 상인이 판매하고 있는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은 팔지 않는다. 또한 이마트는 상생스토어 옆에 책 3000권이 비치된 스터디카페형 휴게공간 '&라운지'를 만들어 젊은 소비자의 방문을 꾀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척시가 조성한 아이들을 위한 'SOS통통센터'에 학습공간인 '키즈라이브러리'를 구성해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

청년몰이 운영 중인 시장에 입점한 기존 점포들과 달리 10호점의 경우 시작 전 부터 시너지 효과를 위한 입지와 구조를 정했다. 같은 건물 2~3층에 배치된 청년몰 25곳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이마트는 사업을 시작하는 청년몰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점포 운영 노하우 관련 교육을 진행했다.

다음달 청년몰 ‘제비다방' 개점을 준비 중인 김택곤 사장은 "부모님도 삼척 중앙시장에서 30년간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삼척시와 이마트의 도움으로 꿈꾸던 가게를 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정종광 삼척 중앙시장 상인회장은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을 통해 중앙시장을 삼척의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 삼척시에 상생스토어 소개한 강원도

이마트와 삼척 중앙시장의 만남은 강원도에 의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당초 삼척시는 중앙시장 활성화를 위해 미술관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강원도가 이마트의 전통시장 상생 파트너로 삼척 중앙시장을 추천하면서 사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 전경(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강원도를 통해 이마트와 만난 삼척시와 시장 상인회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먼저 들어선 구미·당진·안성 전통시장의 성과를 확인하고 협업을 결정했다. 우선 삼척시가 예산을 투입해 기반 시설을 정비했다. 청년몰을 유치하고,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놀이터', '장난감 도서관'을 마련해 상생스토어와의 협업 바탕을 깔았다.

삼척시는 동해시에 이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생스토어의 의무휴업을 변경했다. 다른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문을 닫는 둘째, 넷째 일요일에 영업을 하기 위해서다. 다른 대형 유통매장이 쉬는 날에 문을 열어 시장 활성화에 힘을 더하는 대신 첫째, 셋째 일요일에 의무휴업하는 방식이다.

피범희 이마트 노브랜드 상무는 "2016년부터 노브랜드를 통해 시작한 전통시장과의 상생 노력이 지자체와의 협업으로까지 이어졌다"면서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3년 만에 10호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는 경쟁관계'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이마트는 2016년 8월 충남 당진어시장에 상생스토어 첫 점포를 연 이후 3년 만에 10호점을 내게 됐다.

당진어시장과 경북 구미 선산봉황시장, 경기 안성맞춤시장 등 초기 상생스토어가 들어선 시장에 방문객과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자 전국 전통시장으로부터 입점 요청이 잇따른 결과다.

당진 전통시장은 상생스토어가 들어선 2016년 매출이 전년 대비 10.99% 늘었고, 2017년에는 증가폭이 17.36%로 확대됐다. 시장 주차장 이용건수는 2016년 50.8%, 2017년 54.5% 뛰었다. 구미와 안성의 경우 상생스토어가 청년몰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젊은 고객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올 7월 프랜차이즈점포 형식으로 상생스토어가 들어간 동해 남부 재래시장의 경우 하루 평균 방문객이 400~500명 가량 증가했다. 해당 상생스토어의 매출은 과거 잡화점 운영 당시보다 5배 급증했다. 이 같은 상생스토어의 성공은 강력한 출점 규제 속 보호 대상인 전통시장과 '윈윈'한다는 이마트의 전략이 통한 결과라고 유통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비어 있는 전통시장에 시장 상품과 겹치지 않는 노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활성화 방안으로 점포를 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오는 31일 대전 산성 뿌리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1호점을 273m² 규모로 추가로 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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