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 금강산 南시설 철거지시는 대미·대남 압박전술"

"韓美 정상이 결론 내야…北, 금강산관광 지분 높여 협력 방식으로 사업하자는 것"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것에는 미국과 남측 모두를 향한 압박 의도가 있다고 풀이했다.정 부의장은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는 "한국의 팔을 비틀어서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미국이 이래도 이것을 붙들고 있을 거냐, 어떻게 할 거냐' 하는 일종의 고도의 압박 전술"이라며 "한국에 일종의 고육지계를 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메시지에는 "미국을 어떻게든지 설득해서 (제재를) 풀라고 문 대통령을 압박하는 측면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정 부의장은 "문 대통령이 '이건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도 그냥 이것은 인정을 해라' 하는 식으로 미국하고 협의를 했으면 풀고 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실무적으로 한미 협의를 하기 시작하면 미국은 웬만해서는 들어주지 않는다"고 밝혔다.그는 "이번 기회에 한미 간에 좀 밀도 있고 강도 높은 그런 협상을, 대통령 간의 통화를 하든지 해서 결론을 내야 될 것"이라며 "미북 정상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합의해서 우리가 그걸 이행하는 그런 모양새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며 남측과의 협력을 통한 금강산관광을 비판한 것에는 "의존이 아니라 협력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협의 과정에서 북한이 제공한 부지 등을 계산해 북한 측 지분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고 풀이했다.

정 부의장은 '처변불경'(處變不驚)이라는 사자성어를 들며 "굉장히 어려운 변화, 상황에 직면했지만 놀랄 건 없다"면서 "차분하게 대처하면 모양새 좋게 이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