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전 日 총리 "동아시아 평화 위해 한·중·일 협력해야"

"한일관계 개선 위해 수출규제·보복 조치도 해제해야"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이 협력해야 한다"고 24일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전남 순천만국가정원 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2019 순천평화포럼 기조발제에서 이같이 밝히고 "3개국이 협력할 것인지 적대적인 대응을 할 것인지가 평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3국이 협력한다면 윈-윈-윈 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정치·경제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일본이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생각하지 말고 국제인권조약을 중시해 진지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는데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한국에 대해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탈퇴 문제도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며 "수출 제재와 관련된 보복 조치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은 남북 분단에 큰 책임이 있다"며 "전쟁에서 패한 국가는 피해국이 더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정도로 죄송하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해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양 정상이 악수할 때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며 "정상회담은 개최 자체가 의미가 있는 만큼 계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북미정상회담 추진과 북일 수교 등이 필요하다"며 "아베 총리가 강조하는 일본인 납북 문제는 북일 관계 정상화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국가 사회도 우애(友愛)를 바탕으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순천이 평화의 도시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면 순천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평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천 평화포럼은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를 주제로 25일까지 국내외 평화 전문가들이 참석해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 방안을 논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