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부품社 한미테크윈 "항만분야 진출"

김은호 한미테크윈 사장

50년간 크레인 부품 '한우물'
포스코 이어 제품 공급 확대
김은호 한미테크윈 사장(맨 오른쪽)이 직원들과 함께 크레인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세계적 철강 회사인 포스코에 50년 가까이 크레인 핵심 부품을 공급해왔습니다. 앞으로 제철소와 조선소에 이어 국내 대형 항만에도 크레인 부품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김은호 한미테크윈 사장(59)이 항만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힘주어 말했다. 한미테크윈은 국내 크레인 기계장치와 전기장치(부품)를 만드는 1위 업체다. 제철소와 조선소에서 물건을 들어올리는 크레인 부품의 90%가량을 국산화했다. 최근 몇 년간 연구개발(R&D) 끝에 항만 분야에서도 컨테이너 크레인 기계 및 전기장치를 국산화해 국내 및 해외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가속기에 들어가는 전자석(마그네트)도 생산하고 있다.제철소·조선소에 이어 항만 분야 도전

1966년 국제상사로 출발한 한미테크윈은 포스코가 제철사업에 뛰어든 초창기부터 크레인 관련 부품을 생산했다. 김 사장은 부친인 김성현 회장의 뒤를 이어 2007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소재, 설계, 제작, 애프터서비스(AS) 등 다양한 사업부를 모두 거쳤다.이 회사는 크레인 부품 20여 가지를 만든다. 그중 크레인 활동을 중지시키는 브레이크와 전원을 공급하는 케이블릴이 핵심 제품이다. 두 품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가량이다. 국내에서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제철소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중공업 등 조선소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김 사장은 몇 년 전부터 항만에 사용되는 컨테이너 크레인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해왔다. 기존 브레이크와 케이블릴에 이어 광통신을 전달하는 로터리조인트, 컨테이너 팔을 조절하는 유압장치인 스프레더 액추에이터 등을 국산화한 것이다. 자체 맞춤형 생산 시스템을 갖춰 경쟁사인 유럽 제품보다 가격은 30%가량 저렴하고 품질력은 뒤지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사장은 앞으로 건설될 부산 신항 2-4·5·6 등 3개 부두와 제2신항 건설 등에 관련 제품 납품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항만 분야는 외국 업체 독무대였다”며 “자체적으로 연구해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만큼 항만 컨테이너 크레인 분야에서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신성장동력은 가속기 전자석

크레인 부품을 제조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기초과학연구 분야에도 적용하고 있다. 2015년 포항가속기연구소의 방사광가속기에 들어간 전자석 중 70%가 이 회사 제품이다. 김 사장은 “제철소의 철 제품을 자석을 활용해 옮긴다”며 “이 과정에서 전자석에 대한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를 쌓아 왔다”고 설명했다.

한미테크윈은 기초과학연구원 산하 중이온 가속기 사업부로부터 중이온을 안정적으로 가속 및 이동시킬 수 있는 전자석 126대를 수주해 생산하고 있다. 이온을 가속시키는 의료용 사이클로트론 마그네트 개발도 성균관대와 함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대, 국가핵융합연구소 등과는 초전도 자석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가속기에 들어가는 전자석은 기초과학 분야는 물론 의학 분야 등 사용처가 다양하다”며 “앞으로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