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호의 디지털 프런티어] 퀀텀 혁명, 테크노 패권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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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조지 길더가 퀀텀(양자) 혁명을 예언한 책 <마이크로코즘(microcosm·소우주)>을 내놓은 건 1989년이다. 길더는 당시 급속하게 전개되던 반도체 칩의 초미세화와 고집적화를 경험하면서 미세화의 끝판은 물질을 넘나드는 양자 세계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양자에서 주목한 건 동시성 효과였다. 물질과 파동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양자의 특성이 디지털이면서도 아날로그적 세상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물론 인간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다. 물질의 상태를 구조와 바꿀 수 있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인간이 300년 이상 유지한 세계관이 바뀐다고도 했다. 과학과 기술, 비즈니스, 정치, 철학 등에서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30년이 지난 지금 길더가 내세우는 개념은 크립토코즘(cryptocosm·암호우주)이다. 그는 최근 내놓은 <구글 이후의 삶>에서 모든 기술은 분산화되고 초연결로 바뀔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는 이런 분산화 시대에 구글은 중앙집권적이고 폐쇄적인 제국이 되고 있다며 집중 비판한다. 구글이 직접 비즈니스를 넘어 정치와 사회에 개입하고 있다고도 했다.구글이 일으킨 빅데이터 혁명과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을 하나씩 꼬집으면서 이제 이를 대체할 만한 수단이 나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특히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해 이들이 구글을 파괴하는 ‘대분산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구글이 최근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한다. 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성능이 나은 상태인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 슈퍼컴퓨터는 반도체 동작을 빠르게 하거나 칩의 수를 늘려 계산 속도를 올리는 것이다. 기존 디지털은 최소 단위 비트인 0과 1의 상태를 유지한다. 이에 비해 양자컴퓨터는 양자비트(큐비트)가 생명이다. 큐비트는 하나의 비트가 0이 되기도 하고 1이 되기도 한다. 직감적으로 원리를 이해하기 힘들어도 동시에 작업을 처리해 매우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난수를 통한 계산 문제를 준비하고 검증한 결과 최첨단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리는 걸 불과 3분20초 만에 해결했다고 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24일 24시간 전보다 7% 넘게 하락해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블록체인의 보안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만큼 보안 능력을 높이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구글의 중앙집권 구조와 블록체인의 분산 구조 경쟁이 본격화될 것 같다.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30년이 지난 지금 길더가 내세우는 개념은 크립토코즘(cryptocosm·암호우주)이다. 그는 최근 내놓은 <구글 이후의 삶>에서 모든 기술은 분산화되고 초연결로 바뀔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는 이런 분산화 시대에 구글은 중앙집권적이고 폐쇄적인 제국이 되고 있다며 집중 비판한다. 구글이 직접 비즈니스를 넘어 정치와 사회에 개입하고 있다고도 했다.구글이 일으킨 빅데이터 혁명과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을 하나씩 꼬집으면서 이제 이를 대체할 만한 수단이 나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특히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해 이들이 구글을 파괴하는 ‘대분산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구글이 최근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한다. 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성능이 나은 상태인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 슈퍼컴퓨터는 반도체 동작을 빠르게 하거나 칩의 수를 늘려 계산 속도를 올리는 것이다. 기존 디지털은 최소 단위 비트인 0과 1의 상태를 유지한다. 이에 비해 양자컴퓨터는 양자비트(큐비트)가 생명이다. 큐비트는 하나의 비트가 0이 되기도 하고 1이 되기도 한다. 직감적으로 원리를 이해하기 힘들어도 동시에 작업을 처리해 매우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난수를 통한 계산 문제를 준비하고 검증한 결과 최첨단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리는 걸 불과 3분20초 만에 해결했다고 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24일 24시간 전보다 7% 넘게 하락해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블록체인의 보안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만큼 보안 능력을 높이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구글의 중앙집권 구조와 블록체인의 분산 구조 경쟁이 본격화될 것 같다.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