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국감…"美대사관저 월담사건, 경찰 무기력 대응" 질타(종합)

민주당, 주요 공관 경비 강화책 주문…김병관 "美대사, 섭섭함 전달"
한국당 "경찰, 변명의 여지 없다"…민갑룡 "경찰 책임자 감찰조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24일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주한 미국대사관저에 기습 침입해 농성을 벌인 사건이 화두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주요 공관 등에 대한 경비 강화를 주문했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을 질타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외국공관, 대사관저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외교적 문제까지 생긴다"며 "주요 공관에 대해 등급을 매겨 경비 수준을 보강하거나 강화하는 방안을 외교부와 협의해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병관 의원은 "사건 발생 이후에 주한 미국대사를 만났는데 대사가 섭섭함을 전달했다"며 "직원 2명이 약간 다쳤는데 정부 당국이 미안함을 표명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 부분에 대한 (정부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김 의원의 지적에 "알겠다"고 답변했다.

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경찰이 검문검색을 안 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경찰이 무기력하게 대응한다는 비난을 받으면 앞으로 법 집행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겠느냐"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사건과 관련해 경찰 책임자에 대한 감찰 조사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책임자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민 청장은 이에 "현재 감찰 조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또 사건과 관련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진연 회원들의 폭언과 방해가 있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영상을 분석해 사법 조치를 하는 것을 검토해달라"고 했다. 한국당 박완수 의원은 "공권력 집행의 역량과 의지를 의심케 하는 사건"이라며 "대낮에 대사관저 침입을 막지 못해 국격을 추락시켰다"고 말했다.

대진연 회원들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옆 주한 미국대사관저 담을 사다리를 이용해 넘어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배치된 의경들은 경찰봉을 휴대하지 않았고 담을 넘는 시위대를 제지하지 못해 경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경기도청 공무원노동조합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구명 탄원서를 발표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경기도 공무원노조는 이 지사가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약자"라며 "공직자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을 감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감사 대상인지 먼저 봐야 하는데, 감사 대상이면 감사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수사 대상이 아니냐'는 김 의원의 물음에 "법적인 검토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의 진상 보고서를 놓고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과 진 장관 사이에 신경전도 펼쳐졌다.

권 의원이 "보고서를 읽어보라고 권유했는데 읽었느냐"고 물은 데 대해 진 장관이 "못 읽었다"고 답한 데서 비롯됐다.

권 의원은 "그렇게 당당하게 안 읽었다고 말씀하실 수 있느냐. 안 읽어도 되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고, 진 장관은 "알아서 생각하라"며 맞섰다.

국감장에는 누명을 쓰고 멕시코에서 1천154일 동안 옥살이를 한 여성 양모 씨가 자리했고, 이임걸 당시 주멕시코 경찰 영사(울산동부경찰서 서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여야 의원들은 사건 당시 이 서장의 조력 부족을 지적하면서 '양씨에게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으나 이 서장은 "(사과할 생각이) 없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자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