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부인' 정경심, 본인이 저장해놓은 통화녹음에 발목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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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 휴대폰 압수 못했지만 컴퓨터서 발견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영장실짐심사 과정에서 본인이 저장해놓은 통화녹음에 발목이 잡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 영장심사 때 당황
핵심 증거에 법원도 영장 일찍 발부
법원은 24일 정 교수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검찰과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팽팽하게 맞섰다. 이에 검찰은 정 교수 통화녹음 내용을 현장에서 공개했다.정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5촌 조카 조 모 씨와 나눈 대화 내용으로 두 사람은 WFM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 언제 팔면 좋을지 등을 논의했다. 정 교수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 정황이 공개된 것이다.
정 교수는 2018년 1월 2차전지 업체 WFM의 주식 12만 주를 당시 주가보다 2억 4000만 원가량 낮은 가격에 샀다. WFM은 그 다음 달 호재성 공시가 예정돼 있었다.
조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등에서 "블라인드 펀드라 투자 정보를 몰랐다"고 했었다. 하지만 통화녹음에 따르면 정 교수는 주요 경영상황에 의견을 내는 핵심 인물이었다.정 교수는 이런 통화녹음 파일을 컴퓨터에 다수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교수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의외의 증거를 확보한 것이다.
법원이 예상보다 이른 24일 0시 20분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도 이런 핵심 증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변호인단은 예상하지 못한 증거 자료가 공개되자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영장심사가 끝난 뒤 다소 달라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정 교수가 펀드운영에 개입한 것은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조 모 씨에게 취득한 정보가)공개된 정보이고 미공개 정보가 아니라는 법리적인 부분을 재판부에 말했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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