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호 대형마트 창업자, 지역 농산물 판매로 재기…'재도전 전도사'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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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용 광주로컬푸드 빅마트 대표회복탄력성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실패를 겪은 뒤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마음의 상태나 능력을 일컫는다. 최근 농식품업계에 회복탄력성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는 기업인이 있다. 하상용 ‘광주로컬푸드 빅마트’ 대표가 주인공이다. 연 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올리며 광주광역시 유통시장의 맹주로 활약하다 파산한 그는 월세 보증금 1000만원도 없어 다섯 명의 가족이 지인의 주유소 2층에 한동안 기거했다. 그곳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농산물을 판매하면서 부활해 지금은 ‘재도전 전도사’로 더 활발히 활동 중이다.
1995년 광주 빅마트 세우고
年매출 2000억대로 키웠지만
무리한 점포 확장으로 파산

고속 성장을 이어가던 그는 2000년대 중반 위기를 맞았다. 다른 대형마트들의 광주·전남 지역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매장을 무리하게 늘린 것이 화근이 됐다. 결국 빅마트는 2007년 대부분의 매장을 롯데쇼핑에 매각했다. 알짜 매장을 모두 넘기고 3개 매장만 남은 빅마트는 2010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12년 파산 결정이 내려졌다. 하 대표는 실패 원인을 두 가지로 꼽았다. 무리한 점포 확장과 더불어 오너 경영자인 자신의 잘못된 결정을 견제할 시스템이 회사 안에 없었던 것을 지목했다.
살던 집은 경매로 넘어갔고 가족 모두는 말 그대로 길가에 나앉는 상황에 처했다. 다행히 빅마트에 기름을 공급하던 주유소 사장이 주유소 2층 사무실을 내준 덕분에 가족들과 함께 기거할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 대표는 실패에 이은 재도전 경험을 예비 창업자에게 전파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사단법인 광주창업지원네트워크 이사장을 맡아 청년과 재기를 노리는 창업자들에게 실패하지 않는 법을 컨설팅하고 있다. 최근엔 <다시 일어설 용기만 있다면>이란 책도 냈다. 그는 “철저하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창업에 나서지 않도록 하는 것도 창업을 돕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FARM 홍선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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