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유라 "검찰이 수사관 앞에서 젖 먹여라 강요" vs 검찰 "인권침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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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출산한 정유라, 검찰과 인권유린 공방검찰이 한경닷컴 보도([단독] 난소 제거 수술 이틀 후 병실 털린 정유라 "조국 수사와 비교하면 인권유린")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신생아 있는 병실 압수수색한 검찰
정 씨 "감염 위험 때문에 면회도 삼가는데"
검찰 입장문 보고 사생활 공개결심
26일 검찰은 "정유라 씨 남편에게 영장집행을 위해 병실에 방문한 것을 고지한 후 밖에서 대기했으며, 정 씨가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어줘 여성 수사관이 참여한 가운데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했다. 압수수색 과정에 인권침해는 없었다는 입장이다.검찰 측 주장을 전해들은 정유라 씨는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내놨다. 검찰의 인권유린을 지적하기 위해 숨기고 싶었던 사생활도 최초로 공개했다.
정 씨는 "저는 23일 셋째를 출산했다. 난소 제거 수술은 출산과정에서 동시에 진행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공개하고 싶지 않았는데 검찰이 저렇게 대응하니 할 말은 해야겠다"고 했다.
검찰은 최순실(개명 최서원)씨 소유였던 미승빌딩 매각대금의 행방을 찾겠다며 정 씨가 셋째를 출산한 후 이틀 후인 25일 오후 4시경 병실에 찾아와 휴대폰을 압수해갔다.정 씨는 "당시 저는 셋째와 병실에 같이 있었다. 출산 이틀 후면 감염 위험 때문에 지인들 면회도 잘 안한다. 출산 직후라 옷도 제대로 입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검사와 수사관 2명이 입원실로 찾아왔다"고 했다.
정 씨는 "당시 남편은 두 아이를 봐주기로 한 아주머니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고 무서워서 일을 못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급히 두 애를 챙기러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제 남편이 아내가 옷을 입을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검찰 측 남자 직원이 무작정 들어오려고 했다. 남편이 입원실에 못 들어오게 한 후 두 아이를 데리러 가자 검찰 측 3명이 입원실로 들어왔다. 옷을 벗고 있는데 남자 분들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했지만 막무가내였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너무 무서워서 저를 돕고 있는 정준길 변호사님에게 울면서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정 변호사님이 검찰 관계자에게 '저의 명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원실에 계속 있으면 퇴거불응에 해당하므로 고발조치 하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남자 분 둘이 나갔다. 여자 수사관은 끝까지 남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정 씨는 "검찰 관계자들이 나가면서도 '검찰에 불만이 많아요?'라며 시비걸듯 이야기해서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최근 정치권에선 조국 일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인권침해를 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씨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택 압수수색 할 때는 여성 2분이 있는 집을 털었다고 논란이 됐다. 저는 병실에 태어난 지 이틀 된 아이와 있었다. 저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조국 일가 수사가 인권침해라면 저는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현장에서 만난 검찰 관계자는 정유라 씨 출산 사실을 알고 오셨냐는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 씨는 "이전에 집을 압수수색 당할 때도 임신 중인 사실을 검찰에 알린 바 있다. 검찰에서 찾아오기 직전에는 누군가 제게 전화해 '출산하셨죠?'라고 물어봤다. 모르고 왔을 리가 없다"고 했다.
정 씨는 "검찰 관계자한테 아기한테 젖을 먹여야 하니 잠시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니 검찰 쪽 사람이 여성 수사관 있는데서 젖을 먹이라고 하더라. 아무리 같은 여자라도 어떻게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은밀한 부위를 내놓고 젖을 먹이나. 너무 수치스러운 기분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그럼 분유라도 먹이게 간호사가 아이를 데리고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그것도 못하게 했다. 아기가 배고파 울어도 눈 깜빡 안 하더라"고 주장했다.
정 씨를 돕고 있는 정준길 변호사는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비교해보면 이번 압수수색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다"라고 지적했다.한편 현장에서 만난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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