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번주 총선기획단 띄우고 총선대비 시동…'물갈이' 주목

기획단 출범 후 공약 개발 등 돌입…인재영입위 물밑 활동 '분주'
확산하는 '쇄신론'에 중진들 긴장…내달 4일부터 현역의원 평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미뤄온 총선기획단 출범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내년 4월 총선 대비에 나선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가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이번 주 중 총선기획단을 띄울 것"이라며 "이후 단장 주도로 각종 기구를 꾸리고 총선 대비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총선기획단장은 관례에 따라 윤호중 사무총장이 맡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애초 9월 중 총선기획단을 띄우려고 했으나, '조국 정국에서 선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상황을 주시해왔다.조 전 장관 사퇴 이후 관련 이슈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만큼 이제는 총선으로 국면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총선기획단이 출범하면 단장 주도로 선거 홍보·정책·전략·기획 등을 위한 기구를 구성하고 총선 준비 활동에 돌입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집권당만이 보여줄 수 있는 비전, 그리고 '새 인물'을 내세워 국민들에게 변화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주는 방향으로 선거 전략을 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해찬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인재영입위원회는 별도의 출범 행사 등을 열지 않는다.

다만 이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경제와 외교·안보 등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재 등을 대상으로 한 물밑 접촉은 계속하고 있다.

영입 인사 윤곽이 드러나는 것은 연말쯤 돼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예측이다.민주당은 총선기획단 출범 후 올해 말까지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차례로 설치한다.

내년 1월 초에는 공천관리위원회와 재심위원회를 만들고 1월 중순께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내년 2∼3월에는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회와 국민공천심사단을 띄우고 국민공천심사제를 통해 공천 과정에 민심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처럼 민주당의 총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물갈이'를 비롯한 쇄신 방식과 규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철희·표창원 의원 등 초선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당의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두 의원 외에도 비례대표 김성수·이용득·제윤경·최운열 의원과 지역구 서형수 의원 등 다른 초선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의 '바로미터'가 될 중진들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5선 원혜영 의원이 불출마를 검토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다.

그러나 당내 최다선인 7선 이해찬 대표가 이미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황에서 당내 3선 이상 중진과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 등이 힘을 받고 있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상당폭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다음 달 4일 시작하는 현역의원 최종 평가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시스템 공천'을 천명하며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평가 요소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여기에 현재 검토 수준으로 거론되는 '하위 20% 명단 공개' 방침을 확정하게 된다면 당 지도부의 의중에 있는 잠재적 '물갈이' 대상들에 대해 사실상의 '컷오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 시행세칙을 보면 의정활동(340점), 기여활동(260점), 공약이행활동(100점), 지역활동(300점)을 정량평가·정성평가·다면평가·여론조사의 방법으로 평가한다고 돼 있다.

이 중 의원들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정성평가' 부분이다.

이는 각 의원실이 평가 프로그램에 의정활동·기여활동 수행 내역을 '서술형'으로 제출하면 이를 평가위원들이 보고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종의 '자기소개서' 성격을 갖는 셈이라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항목이다.

국민소통 수행실적의 일환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의 경우엔 각 의원의 블로그·페이스북·트위터의 주소를 제출하면 평가위원들이 접속해 그 내용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어떤 형식과 내용이 높은 점수를 받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의정활동 평가의 일환인 본회의 질문 수행실적에 대해서도 질문의 형태와 횟수를 더해 평가한다고 하지만, 어떤 '형태'에 높은 점수를 줄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 보좌관은 통화에서 "중진 의원들의 유불리를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무조건 지도부의 입맛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평가 시스템"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보좌관은 통화에서 "투명한 기준이 없다"며 "중진들이 자신들의 불이익을 걱정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