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변혁', 신당 깃발 들었지만…劉·安계 이견에 험로

신당이냐 孫 퇴진 후 당 혁신이냐…'안철수 메시지' 주목
29일 변혁 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국민의당 출신 모임도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신당 창당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지만, 실제 창당까지는 적잖은 험로가 예상된다.변혁에 몸담은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의원 7명이 '손학규 대표 퇴진'에는 공감하면서도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가 가시화하는 신당 창당 계획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변혁 내 유승민계를 중심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시·도당 구성 준비 및 12월 창당을 목표로 한 11월 창당준비위원회 출범' 등의 창당 로드맵이 거론되고 있다.

나아가 '개혁보수' 깃발을 내걸고 신당을 차린 뒤 내년 총선 전까지 자유한국당과 보수통합을 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회자된다.이는 유승민 의원이 지난 16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의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적 보수로 나와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고 말한 이후 한층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변혁의 또 다른 축인 안철수계의 동참이 없다면 '반쪽 개혁보수 신당'이 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새누리당(옛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꾸린 유승민계만 한국당과의 통합을 모색하는 모습이 연출된다면 '보수 통합'이 아니라 '한국당 복당'으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대해 안철수계는 묵묵부답이다.

안철수 전 의원이 이달 초 독일에서 미국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정치 재개 관측을 일축한 가운데 안철수계 내부에서는 유승민계의 신당 창당 구상에 거리를 두려는 기류마저 읽힌다.

안철수계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2월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유승민 의원의 개인 구상은 그럴 수 있지만, 이쪽(안철수계)의 생각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나아가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 변혁 의원들이 합의한 것은 '손학규 체제는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손학규 대표가 물러나면 신당 창당이 아닌 당을 통째로 개혁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유승민계가 신당 창당 카드를 꺼낸 상태에서 안철수계는 손학규 대표의 향후 거취, 나아가 미국 체류 중인 안 전 의원의 메시지 등에 따라 향후 진로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신당 창당, 손 대표 퇴진 후 전면적 당 개혁 등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안철수계가 명확한 정치적 결단을 하는 시점과 안 전 의원의 정치 재개 시점이 맞물려 있다는 말도 있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의 원심력을 강화하는 변혁 측의 움직임은 이번 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변혁은 오는 29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및 원외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당의 진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같은 날 변혁에 참여하는 안철수계 의원 7명과 국민의당 출신 당권파 의원 9명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앞서 이들 국민의당 출신은 당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2일 한 차례 만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