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내년 매출 60兆"에 반기 든 외국계證

3분기 好실적 속 전망 엇갈려

영업이익 148%↑…기관 '사자'
내년 신형 쏘렌토 등 출격 기대
기아자동차가 최근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한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리포트를 내면서 연말 주가 향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증권사는 “3분기 실적을 끌어올린 환율 효과가 사라지고 있고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내수 및 글로벌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라진 환율 효과에 경쟁 심화”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최대 증권사인 CGS-CIMB증권은 지난 24일 기아차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내놨다. 목표주가(2만7000원)도 현 주가(25일 4만1650원)보다 크게 낮췄다. 이 증권사는 지난 7월에도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4860억원으로 낮췄는데, 실제 발표치(3785억원)와 근접했던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최근 나온 기아차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은 건 사실이지만 이 같은 ‘행운’이 계속되기 어렵다는 게 CIMB증권 견해다. 기아차는 지난 24일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8.52% 늘어난 2915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원·달러 환율이 3분기 평균 달러당 1194원72전으로, 2분기(달러당 1167원9전)보다 크게 오른 게 일등공신이지만 최근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4분기 실적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경재 CIM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약세 효과가 끝나가고 있는 데다 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신형 그랜저와 내달 출시할 제네시스 GV80도 K7과 모하비 판매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774억원어치 기아차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보유 비중을 줄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연중 최고가(장중 4만6900원)를 찍은 뒤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점도 외국인 매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CIMB증권은 폭스바겐이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3세대 전기차 ‘ID3’를 공개한 뒤 외국인 매도세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센터장은 “유럽의 환경 규제 강화로 전기차 판매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3만유로 이하로 출시되는 ID3는 유럽 시장에서 기아차 수익성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했다.실적 눈높이 올리는 국내 증권사들

반면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는 기아차의 실적 눈높이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확인된 ‘신차 효과’가 연말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많다. 오는 12월 K5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쏘렌토, 카니발 등 주력 모델의 신차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해외 시장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높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미국 시장에 출시된 텔루라이드에 이어 모하비, K7, 셀토스 판매가 순항 중”이라며 “중국 사업이 부진하지만 내수 판매 회복과 성공적인 인도 시장 진입 등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내년 기아차 매출(60조1488억원 예상)이 사상 첫 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며 현대차증권도 최근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5만6000원까지 올렸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