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암 환자 동물용 구충제 복용, 오히려 부작용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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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암에 특효란 소문 돌아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대한암학회가 '동물용 구충제가 뛰어난 항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시중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발표했다.
식약처 "약효 입증된 바 없어"
장기간 투여하면 신체에 심각한 손상
28일 식약처와 암학회는 "개 등에게 사용되는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은 항암 효과를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기 손상 등 부작용까지 생길 수 있다"면서 "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펜벤다졸은 암세포 골격을 만드는 세포 내 기관을 억제해서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고 시중에 알려졌다. 하지만 식약처에 따르면 펜벤다졸의 이러한 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ㆍ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불과하다.
식약처는 일부 사례자가 효과를 봤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두 명에게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해서 보편적인 약효가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학회 등에 따르면 펜벤다졸을 고용량, 장기간 투여하면 신경ㆍ간ㆍ혈액 등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기존에 쓰던 항암제와 동물용 구충제를 같이 복용하면 둘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펜벤다졸은 40년 이상 개 등 동물에게만 사용한 약이다.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ㆍ효과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식약처는 "대한암학회 등 전문가와 함께 동물용 구충제를 항암제로 복용하지 않도록 꾸준히 안내하겠다. 어려움을 겪는 암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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