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 조진웅·이하늬가 풀어주는 론스타 사태…정지영 감독 "재밌습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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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 론스타, 외환은행'블랙머니' 조진웅, 이하늬와 정지영 감독이 10년 가까이 대한민국을 흔들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론스타 '먹튀' 사건에 관심을 당부했다.
'먹튀' 사건 집중 조명
조진웅·이하늬 열연, 10년 끌어온 금융 게이트
쉽게 풀어내
정지영 감독 "최대한 쉽고 재밌게 그렸다"
배우 조진웅, 이하늬와 정지영 감독은 28일 서울시 용산구 아이파크몰CGV에서 진행된 영화 '블랙머니' 시사회 및 간담회에서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하다"면서 떨리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블랙머니'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소재로한 작품. 론스타는 미국계 사모펀드로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를 1조3800억 원에 사들였고, 2006년 4조원이 넘는 차익을 챙겨 매각하려다 '먹튀' 논란을 자처했다.
'블랙머니'는 2011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려고 막판 협상을 진행했던 상황을 배경으로 했다.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등 사회 고발성 작품을 선보여왔던 정지영 감독은 '블랙머니'를 위해 국회의원부터 시민단체, 언론인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만났다. 정지영 감독은 아직도 진행 중인 사건이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은 금융 스캔들을 영화의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널리 알리고 싶었다"며 "그래서 최대한 쉽게, 재밌게 만들려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은 "저도 경제를 잘 몰라서 고민도 많았다"며 "그런데 알아보니 분명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야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담론을 나누려면 많은 관객들이 와야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걸리더라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조진웅 역시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런게 다 계획이 있었구나' 싶었다"며 "이렇게 자연스럽게 묻히면 안될 사건이었지만, 그 정도 관심이 커질 수 없었던 시대적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 분개했고, 그래서 하고 싶었다"면서 출연 이유를 밝혔다. 조진웅은 "네 편 내 편 없이 죄 없으면 잡아넣는다"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 역을 맡았다. 사건 앞에선 위 아래도 없고, 수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던 중 수사 중이던 피의자가 자살하면서 '성추행 검사'라는 누명을 쓰고 거침없이 돌진하게 된다.
조진웅은 올해에만 '광대들:풍문조작단', '퍼펙트맨', '블랙머니'까지 연이어 세 작품째 선보이고 있다.
조진웅은 "개봉 시기는 저와는 무관하다"며 "우연의 일치로 연달아 선보이게 됐는데, 이번엔 무게감 있는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돼 더 감사하다. 현재 진행중인 실제적인 사건이고, 제 감정을 대변할 수 있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정지영 감독은 양민혁에 대해 "모티브와 결과를 놓고 딱 중간에 서 있는 인물이 양민혁"이라며 "관객들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일부러 경제전문가가 아닌 아무것도 모르는 검사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진웅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이하늬는 냉철한 이성을 가진 슈퍼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를 연기했다. 김나리는 국내 최대 로펌의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대한은행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으로 흔들림없이 자신의 소신을 지켜온 인물이다.
전작 '극한직업', '열혈사제'에서 헐렁한 매력을 보여줬던 이하늬는 이번엔 엘리트 차도녀의 면모를 보여준다. 어려운 경제용어도 능숙하게 해내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하늬는 "감독님이 '극한직업', '열혈사제' 보고 '김나리가 안에 있을까' 걱정하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더 좋았다"면서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하늬는 "코미디를 하면서 치열하게 누군가를 웃긴 것도 좋았고, 배우로서 무게감있게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만난 것도 행운 같다"며 "함께 작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고 말했다.
또 영어 대사에 대해 "많진 않았지만 핵이 되는 포인트가 있었다"며 "경제 용어들도 '밥 먹었어?'처럼 자연스럽게 묻어나도록 반복 연습했다"고 후일담을 털어놓았다.
다만 극중 등장하는 정치 검사, 정부와 검찰의 연결관계에 대해서도 "현 상황을 반영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은 "이 작품을 준비하기 시작한 게 6년 전"이라며 "검찰이 모습이 그래와서, 그냥 그렇게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조국 장관 사태를 만나면서 검찰 개혁이 화두가 됐지만, 이게 저희 영화에 플러스가 될 지 아직은 모르겠다"며 "다만 관객이 많이 왔으면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블랙머니'는 11월 13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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