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장르 'BTS', 전 세계 아미 하나 만든 '방탄소년단'이라는 이유 [월드투어파이널①]

방탄소년단 보기 위해 모인 '글로벌 아미'
다함께 어울려 굿즈 나눔 및 사진 촬영
BTS 공연 질문하자 "어메이징!"
방탄소년단 /사진=한경DB
'BTS'라는 영역에는 어떠한 경계도 없었다. 나라, 성별, 나이를 구분짓는 장벽은 '방탄소년단'이라는 이유 앞에서 힘 없이 무너져 내렸다.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아미(공식 팬클럽명)들은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더 파이널'을 앞둔 잠실 일대에서 새로운 세상 'BTS 파라다이스'를 만들었다.

지난 29일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더 파이널(LOVE YOURSELF: SPEAK YOURSELF-THE FINAL)'이 열리는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인근은 공연 시작 한참 전인 오전부터 몰려든 인파로 북적였다.이날 공연을 관람한 아미는 약 4만4000여명. 여기에 티켓팅에 실패했지만 현장의 분위기를 즐기며 뜨거운 응원을 더하고자 발걸음 한 팬들까지 더해져 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카페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재생하며 축제의 기분을 한층 살리기도 했다.
밝은 미소를 띈 팬들은 삼삼오오 모여 기대감에 찬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만든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확인하며 또 다른 팬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시시각각 공유하곤 했다. '위버스'는 빅히트가 팬들의 불편을 개선하고 공연 현장에서의 경험 확장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이를 통해 티켓 박스, 공식 MD 판매소, F&B존 등 부스별 혼잡도 및 대기 시간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타임라인을 통해 팬들이 실시간으로 올리는 사진과 메시지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시선을 끈 것은 '하나가 된' 아미였다. 팬들은 포토 카드, 부채, 스티커 등 직접 만든 굿즈를 아무런 대가 없이 나누며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설렘을 자발적으로 확장했다. 서로 다른 국적의 아미들이 인사를 나누며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자유로운 방식으로 교류하기도 했다.서울에 거주 중인 정모씨는 "기존에 메신저를 통해서만 대화를 나눠본 적 있던 팬들을 직접 만났다. 서로 준비해 온 굿즈들을 나누고 이야기도 주고 받으니 더 끈끈한 마음이 생기더라. 축제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 외에도 여러 나라의 아미들이 방탄소년단이라는 이유 하나로,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모인 것이지 않냐. 정말 뿌듯하고 또 기쁘다"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로 한국,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23개 도시, 62회 공연을 펼쳤다. 동원한 관객은 무려 206만 여명에 이른다.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홈구장인 시티필드와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무대를 펼치는가 하면,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공연을 열기도 했다. 문화적 국경을 허문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은 공연장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 서울 파이널 콘서트 현장 /사진=한경DB
음악의 힘으로 전 세계의 무대를 누빈 방탄소년단의 투어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장거리를 불사하고 한국을 찾은 이들이 눈에 띄었다.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가 들려 왔고, 히잡을 두른 팬들 또한 자주 마주쳤다.

외국 아미들에게 방탄소년단의 공연 관람을 앞둔 기분을 묻자 모두가 입을 모아 "어메이징"을 외쳤다. 브루나이에서 왔다고 밝힌 한 팬은 "방탄소년단을 데뷔 때부터 좋아했다. (좋아한지) 정말 오래됐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한 게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방문 때도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똑같은 곳을 왔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서 온 로레인은 "아주 멀리서 왔다"면서 "오늘 공연은 티켓을 구매하지 못해 보지 못하지만 일요일에 공연을 관람했었다. 보는 내내 정말 많이 울었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현장에는 20, 30대는 물론 중학생 자녀들을 동반한 부모들도 있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40대 이모씨는 "아이가 방탄소년단을 정말 좋아해서 같이 티켓팅을 시도했는데 나만 실패했다. 자녀가 손꼽아 기다렸던 공연이었기 때문에 연차를 쓰고 동행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려야 하지만 예매에 성공하고 몇 날 며칠을 좋아하는 아이 모습을 보니 이쯤은 기다릴 수 있겠다 싶더라"고 했다.

실제로 공연이 끝난 후 공연장 인근에는 자녀들을 기다리는 부모를 비롯해 티켓을 구매하지 못했지만 투어의 여운을 끝까지 함께하고자 하는 팬들이 상당수 있었다. 이들 역시 콘서트 막바지까지 자리하며 투어의 성공적인 피날레를 위한 응원을 보냈다.

이날 공연으로 방탄소년단은 1년 2개월에 걸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방탄소년단 서울 파이널 콘서트에서 팬들이 방탄소년단의 현수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경DB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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