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② 309km 내달리는 벤츠 '괴물' 전기차…문제는 또 '충전'

▽ '제로백 5초' 더 뉴 EQC 순수전기차
▽ 1회 완충에 최대 309km 장거리 주행성
▽ 충전 인프라-확대는 여전히 숙제
메르세데스-벤츠가 미래차 시장의 패권 선점을 위해 첫 번째 순수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QC'를 출시했다. 사진은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 메르세데스-벤츠 충전존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30일 기자가 직접 타 본 메르세데츠-벤츠(이하 벤츠) '더 뉴 EQC'의 제로백은 5.1초에 불과했다. 순수전기차의 주행 성능은 고급 스포츠카 뺨칠 수준이다.

'더 뉴 EQC'은 벤츠의 미래 전기차 시장 패권 여부를 점칠 가늠자다. 벤츠도 미래 선점을 위해 첫 번째 순수 전기차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QC'를 출시했다고 밝힐 정도다. 패권 장악의 관건은 충전 인프라와 접근성, 편의성을 높이는데 있다. 기자가 직접 타본 '더 뉴 EQC'는 제로백 5초의 단거리 육상선수이자, 한번 완충에 309km까지 멀리 가는 마라톤 선수 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분명 '괴물'이었다.

하지만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와 방식은 여전히 과거 문제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이었다. 정숙하고 때론 빨리 달리고, 300km 넘게 장거리 운전도 되지만 충전 인프라가 빨리 구축되지 않는다면 전기차 구매 때 드는 특유의 불안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 제로백 5초, 한번 완충에 309km
충전 중에는 대시보드에 충전 상태가 표시된다.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벤츠는 전력의 효율화를 꾀하고 차량의 역동성을 잃지 않기 위해 앞 차축과 뒤 차축의 전기 구동장치를 각각 다르게 설계했다. 앞 차축의 전기 모터는 저부하와 중간 부하 범위에서 최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졌고 뒤 차축의 전기 모터는 역동성을 담당했다. 두 모터는 최고 출력 408 마력, 최대 토크 78.0 kg.m를 발휘, 시속 0 km에서 100 km까지 제로백은 5.1초에 불과하다.

벤츠의 첫 전기차인 만큼 배터리 용량에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됐다. 더 뉴 EQC에 탑재된 배터리는 벤츠의 자회사 '도이치 어큐모티브'에서 생산한 80 kWh 리튬 이온 배터리로, 한 번 충전에 309 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 최대 110 kW의 출력으로 약 4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월박스'를 이용하면 가정용 220 볼트 소켓보다 약 3배 빠른 속도로 충전이 완료된다.

벤츠는 전기차가 운전하는 맛이 떨어진다는 편견에도 도전했다. 더 뉴 EQC는 운전자가 스스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4단계의 에너지 회생 모드와 각기 다른 주행 특성을 느낄 수 있는 4가지의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드라이빙 모드는 안락한 주행을 돕는 '컴포트(COMFORT)', 높은 효율과 낮은 배터리 소모에 중점을 둔 '에코(ECO)', 최상의 반응성에 중점을 둔 '스포츠(SPORT)', 개별 설정 주행을 지원하는 '인디비쥬얼(INDIVIDUAL)'로 구성됐다.

디지털 친화적 기능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더 뉴 EQC에 탑재된 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에는 충전 상태, 에너지 흐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기능들이 포함됐다. MBUX의 자연어 음성 인식 기능을 이용하면 주행 중에 언어로 편하게 조작이 가능하다.

◆ 관건은 충전 인프라의 구축 속도
충전 호스를 차량에 꽂아 충전하는 모습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진보적인 기술에도 불구하고 숙제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와 방식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벤츠는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로 시장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더 뉴 EQC 소비자에게 종합적인 충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EQ 스마트 코칭 서비스'를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전기차 공용 충전소에서 카드 한 장으로 충전과 결제가 가능한 '메르세데스 미 차지 멤버십 카드(Mercedes me Charge Membership Card)'를 제공한다.

EQ 스마트 코칭 서비스의 핵심은 뉴 EQC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1:1 스마트 코치를 배정, 종합적인 충전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스마트 코치는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나 자택에 방문해 가정용 충전기 설치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설치를 도와준다. 또한 라이프 스타일과 차량 이용 패턴에 최적화된 충전 방식을 제안해 충전에 대한 고민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더 뉴 EQC에 탑재된 배터리는 벤츠의 자회사 '도이치 어큐모티브'에서 생산한 80 kWh 리튬 이온 배터리로, 한 번 충전에 309 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 최대 110 kW의 출력으로 약 4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월박스'를 이용하면 가정용 220 볼트 소켓보다 약 3배 빠른 속도로 충전이 완료된다. 사진은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 메르세데스-벤츠 충전존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차량 출고 시 함께 제공되는 메르세데스 미 차지 멤버십 카드를 벤츠 포털 사이트에 등록 후 결제 정보를 입력해 두면, 국내 대부분의 전기차 공용 충전소에서 사용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EQ 전시장과 잠실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 벤츠 충전존에서 무료로 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벤츠는 충전존을 누구나 사용이 가능한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는 자체적인 충전 규격을 사용하는 테슬라와는 차이를 둔 것으로 잠재적인 소비자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충전중에 나타나는 충전기 상태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업계 관계자는 "더 뉴 EQC의 상품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충전 인프라가 턱없이 모자라고, 여성 운전자가 들기에 충전 호스가 생각보다 무거워 이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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