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 검찰개혁 2차 실무협상…공수처 기소권 놓고 '이견'

"기소권 없이 불가"vs"진일보한 방안"…12월3일 부의 전까지 정례 협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는 30일 2차 실무협상을 하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이날 협상은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최대 쟁점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마련한 조정안 내용을 토대로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조정안은 패스트트랙으로 함께 지정된 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권 의원의 기존 공수처 설치법안에 대검이 제시한 의견을 반영해 마련됐다.

백 의원의 안과 권 의원의 기존 안은 모두 현직에 있거나 퇴직한 고위공직자를 수사 대상으로 하고, 공수처가 자체 수사한 사건 중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기소권을 갖도록 했다.다만 백 의원 안은 공수처가 수사 후 기소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했으나 권 의원 안은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심의·의결을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 차이점이다.

이날 권 의원이 제시한 조정안은 공수처에 기소권을 배제하고 영장청구권만 부여한 것이 핵심이다.

수사 대상 범죄의 범위는 부패 범죄로 제한했다.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협상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검사 본연의 업무가 기소인데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는 검사가 아닌 사법경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소를 견제하기 위해서 권 의원의 (기존) 안처럼 기소심의위를 둔다는 것은 충분히 논의할 수 있지만, 기소권 자체가 없는 공수처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검경수사권 조정 논의와 관련해선 "권성동 의원은 검찰의 직접 수사를 대폭 줄이고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 쪽으로 가자고 하는데 한국당 전체의 입장인지 확인이 잘 안 된다"며 "분리가 합당하긴 하지만 당장 자르듯이 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대상 범죄의 범위와 관련해선 "판사나 검사의 직권남용, 직무유기와 관련된 사건이 확인된 상황에서 그것이 반드시 (공수처의 범죄) 대상이 안 돼야 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조정안에 대해 "기소권을 가진 것이 검사인데 수사권을 가진 검사를 상정해서 만든 공수처 안은 헌법하고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며 "영장청구권을 가진 검사가 근무하는 공수처는 제2의 검찰청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기소권을 배제한 것이 특기할 만했다"며 "백혜련 의원의 안보다는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권 의원은 "우리 당은 기본적으로 공수처 설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검찰개혁이 중요해서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방안을 먼저 논의하자고 했다"며 "분리 문제는 3당 간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은희 의원은 "검경수사권이 조정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검사에게 영장청구권이 있는 이상 경찰 수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를 보완하는 범위에서의 공수처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여야 3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검찰개혁 법안을 12월 3일 부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정례적 협상을 통해 이견을 좁혀나가기로 했다.다음 협상은 내달 5일 오후 3시에 이뤄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