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마음 깊이 애도"…문재인 대통령 "먼 곳 와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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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빈소 지키며 '차분한 장례'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어머니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이틀째 지켰다. 문 대통령이 가족·친지 이외의 조문을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야당 대표와 정부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장관 등 근조화환 돌려보내
황교안·손학규·정동영·심상정 등
野대표 조문은 예우 차원 수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먼 곳에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마음 깊이 애도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 여사께서는 6·25전쟁 당시 흥남 철수 때 내려오셔서 대한민국으로 오셨고, 엄혹한 시기에 어렵게 자녀를 키우셨다고 들었다”며 “고인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이어 “어머니를 잃은 아들의 마음은 다 동일할 것”이라며 “저도 (부산에) 내려오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기억이 났는데 문 대통령의 마음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정국 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이런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는 적절하지 않고, 그런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황 대표에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도 조문했다. 나 원내대표는 “어머님을 잃으신 큰 슬픔에 대해 위로 말씀을 드렸다”며 “나라의 큰 어른이 상을 당하신 것이기 때문에 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조문을 왔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조문을 마친 뒤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무엇보다 고생하신 어머님께 고향 땅을 밟게 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말을 했다고 손 대표가 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오후 조문한 뒤 “슬픔에 잠긴 문 대통령께 위로 말씀을 드렸다. 어머님을 잘 모시라고 말씀 드렸다”며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총리 일행은 빈소에 50분가량 머물면서 문 대통령과 오랜 시간 대화했다. 이 총리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일본 관계에 대해 몇 가지 보고를 드렸다”며 “(문 대통령이) 국정에 대해 특별히 당부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님께서 편안한 상태로 주무셨다고 (문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며 “(문 대통령 표정은) 편안하고 차분하셨다”고 했다.문 대통령은 7대 종단 지도자와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정신적 지주인 송기인 신부의 조문도 받았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한 4강 대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해 나가미네 야스마사 일본대사, 추궈훙 중국대사, 안드레이 쿨릭 러시아대사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조문 도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위로전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들은 조문객과 함께 차례를 기다리다가 빈소로 들어갔다. 청와대 관계자가 빈소 밖으로 나와 이들을 영접했다.
조문을 사양한 문 대통령의 의사를 고려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대통령께서 모친상에 일체의 조문이나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고 마음만 받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조문 자제를 공지했다. 예정된 의원총회도 다음달 4일로 연기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전날 밤에 이어 이틀 연속 찾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오거돈 부산시장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문 대통령의 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사회수석도 성당 안으로는 들어갔지만 조문은 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양정철 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빈소를 찾았지만 조문하지 못하고 돌아갔다.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일동 명의의 근조 화환, 손학규 대표의 근조 화환도 다시 차에 실려 되돌아갔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31일 장례 미사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