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이라크 유혈사태 우려…"정부, 국민 외침에 귀기울여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라크에서 지속하는 유혈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며 모든 당사자가 대화의 길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30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이라크를 뒤덮은 반정부 시위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시위대를 겨냥한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유족과 부상자들에게도 위로를 전한다.

동시에 이라크 당국에는 가치 있고 평온한 삶을 요구하는 국민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이라크인이 대화와 화해의 길을 갈 것을 간곡하게 당부한다"며 "국가가 직면한 도전과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받은 이라크 국민이 마침내 평화와 안정을 찾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는 실업난과 공공서비스 개선 등을 비롯한 민생고 해결과 부패 근절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라크 군·경이 시위대를 겨냥해 실탄 사격을 하는 등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이라크는 2003년 미국의 침공 이후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축출되고 친미정권이 들어섰으나 내전을 방불케 한 종파 간 갈등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사태, 고질적인 부정부패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두 번째 산유국일 정도로 에너지 부국이지만 국민 4천만명 가운데 60%가 하루 벌이 6달러(약 7천원) 이하로 생계를 꾸려간다는 통계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