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클라우드 기반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 구축…호텔 B2B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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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종윤 야놀자 온라인 및 사업전략 부문 대표“시장 규모 1000조원의 세계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시장에서 10년 안에 1등 기업이 되겠습니다.”
"호스피탈리티 시장 1등 되겠다"
예약·체크인·룸서비스·체크아웃 등
직원과 투숙객 대면없이 소통 가능
호텔시장 '디지털 전환' 주도
김종윤 야놀자 온라인 및 사업전략 부문 대표는 서울 대치동 야놀자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없앤 클라우드 기반의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PMS)’으로 호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글로벌 여가 플랫폼에 이은 글로벌 1위 호스피탈리티 테크(tech) 기업이 야놀자의 새로운 비전이자 목표라는 말도 덧붙였다.김 대표는 “호텔 특성상 운영 및 관리 시스템을 바꿀 때 건설이 동반돼 디지털 전환이 다른 산업에 비해 더딘 편”이라며 “내년 4만여 개까지 늘어나는 야놀자의 국내외 체인호텔에 시스템을 도입해 호텔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다국적 컨설팅 전문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 출신인 김 대표는 야놀자에서 온라인과 사업전략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야놀자의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테크 기업 도전 등 새로운 비전과 전략 등은 모두 김 대표의 머리와 손끝에서 나왔다.
호텔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 등 호스피탈리티 분야는 최근 야놀자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올초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의 가람정보통신과 씨리얼에 이어 지난 9월 세계 시장점유율 2위인 이지(eZee)테크노시스를 인수했다. 이 덕분에 야놀자는 불과 6개월 만에 전 세계에 2만1000여 개의 호텔을 고객으로 둔 글로벌 PMS 기업으로 올라섰다.김 대표는 “현재 PMS 세계 시장 1위는 오라클이지만 클라우드 기반만 놓고 본다면 야놀자가 세계 1위”라며 특히 대형 호텔은 물론 중소형 호텔까지 시스템 적용이 가능한 것이 야놀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야놀자의 클라우드 기반 객실관리 시스템은 예약부터 체크인, 룸서비스, 체크아웃 등 전 과정에서 호텔 직원과 투숙객이 대면 없이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기존 객실관리 시스템은 고객이 서비스를 받으려면 안내데스크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객실에서 룸서비스 전화로 신청하면 교환원을 거쳐 담당자에게 전달되는 식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에선 고객과 호텔 직원이 이런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호텔 측은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보다 빠르게 제공하고 투숙객도 언제든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6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로부터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2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는 데 있어 PMS 등 호스피탈리티 사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했다. 싱가포르투자청의 투자 유치로 글로벌 여가 플랫폼, 호스피탈리티 테크 기업 도약의 구상이 대외적으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김 대표는 객실관리 시스템 등 B2B 사업은 4년 전부터 준비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숙박과 레저·액티비티 예약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에서 성과를 낸 야놀자의 B2B 시장 확대는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디지털 전환으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처럼 B2B와 B2C도 서로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놀자의 성장 기반인 국내 여행·레저시장 확대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야놀자가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국내 여가시장이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올해 마케팅의 핵심 전략이 ‘마케팅 말고 마켓을 하자’라고 소개했다. 이전까지 “야놀자를 이용해달라” “야놀자가 좋다”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쳤다면 이제는 더 많은 이들이 자주 여행을 즐기는 시장을 키우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도 놀 곳이 많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달 8일 공모를 마감하는 야놀자 29초영화제의 주제를 누군가에게 여행을 추천하는 ‘OOO가 여행을 가면 좋겠습니다’로 정한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